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①대전 갈마동 양지식당

◇맛집들이 넘쳐 난다. TV 생활프로그램 중 맛집 탐방 코너는 빠지지 않는다. 맛집 전용 블로그도 많다. 하지만 큰 기대를 안고 찾아간 TV속 맛집, 블로그 맛집들에게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떤 때는 속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서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기자가 직접 맛집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기자가 생각하는 맛집은 우선 재료가 신선해야 하고, 화학조미료를 가능한 넣지 않고, 요리꾼의 정성이 듬뿍 들어가고, 무엇보다 가격이 적당해야 한다.

기자의 이름을 달고 쓰는 첫 맛집의 메뉴를 뭘로 정할 지 나름 고민한 끝에 우리 국민들의 대표 외식메뉴인 삼겹살로 정했다. 집에서도 수시로 먹는 삼겹살이기에 식맹(食盲)이라도 삼겹살 맛 만큼은 잘 감별한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삼겹살 전문점이지만 식객들 사이에 유명한 삼겹살 맛집이 많지 않은 이유도 바로 김치 맛 만큼 삼겹살 맛도 잘 알기 때문이리라.

기자가 대전에서 최고의 삼겹살 맛집으로 꼽는 곳은 갈마동 하나은행 네거리에 위치한 양지식당(대표 황옥자)이다. 27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집은 저녁 때가 되면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식객들 사이에 `삼겹살 지존`으로 통하는 이 집 삼겹살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쫄깃한 식감과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주인장이 직접 칼로 썬 삼겹살은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집 삼겹살과 확연히 다르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비계와 살이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딱 봐도 맛있어 보인다.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는 삼겹살을 보고 있노라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놀놀하게 익은 삼겹살을 한 점 입에 넣으면 왜 이 집이 식객들 사이에 삼겹살 지존으로 통하는 지 금방 안다. 쫄깃함과 감칠맛은 제주흑돼지를 능가하고, 돼지 특유의 누린 냄새도 전혀 없다. 생고기라 그런 지 불판 위에 육즙이 흘러나온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이 집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파무침과 구운마늘을 곁들여 먹는 방법이 있고, 비트에 담가 놓은 절임무에 참기름장을 찍은 삼겹살을 올려 먹는 방법도 있고, 잘 구워진 삼겹살 위에 주인장이 직접 담근 파김치를 올려 먹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를 가장 좋아한다.

이 집 삼겹살 맛의 비결은 바로 냉장숙성이다. 국내산 암퇘지 삼겹살을 통째로 들여와 섭씨 3-5도의 냉장숙성실에서 2-3일을 넣어둔 뒤 손님상에 올린다. 주인 황씨는 "냉장숙성을 하면 육질이 훨씬 쫄깃해지고, 누린내도 나지 않는다"면서 "냉장기간이 4일 넘어가면 고기색깔이 변해서 눈으로 먹는 식감이 떨어져 최장 3일만 숙성한다"고 말한다.

고기집이면 으레 밑반찬이 부실하기 마련인데 이 집은 밑반찬도 풍성하다. 김치, 파김치, 깻잎장아찌, 김무침 등 밑반찬 하나 하나 주인장의 정성이 듬뿍 들어갔다. 삼겹살로 배를 채웠다고 밥을 안먹고 일어서면 이 집 맛의 반만 즐긴 것이다. 대파, 양파, 두부 등을 송송 썰어 넣어 만든 된장찌개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공기밥(1000원)을 주문하면 된장찌개가 공짜이니 꼭 먹어보길 권한다.

△위치:대전시 서구 갈마1동 363-6

△전화번호:☎042(527)2238

△메뉴:삼겹살 1만1000원(200g), 생목살 1만1000원(200g), 항정살 1만2000원(200g)

△영업시간: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주말, 휴일 포함) △테이블:24개(4인용)

△주차장:건물 뒤와 바로 옆 세차장에 주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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