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①대전 갈마동 양지식당
기자의 이름을 달고 쓰는 첫 맛집의 메뉴를 뭘로 정할 지 나름 고민한 끝에 우리 국민들의 대표 외식메뉴인 삼겹살로 정했다. 집에서도 수시로 먹는 삼겹살이기에 식맹(食盲)이라도 삼겹살 맛 만큼은 잘 감별한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삼겹살 전문점이지만 식객들 사이에 유명한 삼겹살 맛집이 많지 않은 이유도 바로 김치 맛 만큼 삼겹살 맛도 잘 알기 때문이리라.
기자가 대전에서 최고의 삼겹살 맛집으로 꼽는 곳은 갈마동 하나은행 네거리에 위치한 양지식당(대표 황옥자)이다. 27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집은 저녁 때가 되면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식객들 사이에 `삼겹살 지존`으로 통하는 이 집 삼겹살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쫄깃한 식감과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주인장이 직접 칼로 썬 삼겹살은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집 삼겹살과 확연히 다르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비계와 살이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딱 봐도 맛있어 보인다.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는 삼겹살을 보고 있노라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놀놀하게 익은 삼겹살을 한 점 입에 넣으면 왜 이 집이 식객들 사이에 삼겹살 지존으로 통하는 지 금방 안다. 쫄깃함과 감칠맛은 제주흑돼지를 능가하고, 돼지 특유의 누린 냄새도 전혀 없다. 생고기라 그런 지 불판 위에 육즙이 흘러나온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이 집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파무침과 구운마늘을 곁들여 먹는 방법이 있고, 비트에 담가 놓은 절임무에 참기름장을 찍은 삼겹살을 올려 먹는 방법도 있고, 잘 구워진 삼겹살 위에 주인장이 직접 담근 파김치를 올려 먹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를 가장 좋아한다.
이 집 삼겹살 맛의 비결은 바로 냉장숙성이다. 국내산 암퇘지 삼겹살을 통째로 들여와 섭씨 3-5도의 냉장숙성실에서 2-3일을 넣어둔 뒤 손님상에 올린다. 주인 황씨는 "냉장숙성을 하면 육질이 훨씬 쫄깃해지고, 누린내도 나지 않는다"면서 "냉장기간이 4일 넘어가면 고기색깔이 변해서 눈으로 먹는 식감이 떨어져 최장 3일만 숙성한다"고 말한다.
고기집이면 으레 밑반찬이 부실하기 마련인데 이 집은 밑반찬도 풍성하다. 김치, 파김치, 깻잎장아찌, 김무침 등 밑반찬 하나 하나 주인장의 정성이 듬뿍 들어갔다. 삼겹살로 배를 채웠다고 밥을 안먹고 일어서면 이 집 맛의 반만 즐긴 것이다. 대파, 양파, 두부 등을 송송 썰어 넣어 만든 된장찌개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공기밥(1000원)을 주문하면 된장찌개가 공짜이니 꼭 먹어보길 권한다.
△위치:대전시 서구 갈마1동 363-6
△전화번호:☎042(527)2238
△메뉴:삼겹살 1만1000원(200g), 생목살 1만1000원(200g), 항정살 1만2000원(200g)
△영업시간: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주말, 휴일 포함) △테이블:24개(4인용)
△주차장:건물 뒤와 바로 옆 세차장에 주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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