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벽 청주 흥덕구 무심서로에서 발생한 일명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용의 차량을 특정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용의자 추적을 위한 유력한 단서를 확보했다는 얘기이며 범인의 꼬리를 잡은 것으로 여겨진다. 경찰 수사역량이면 능히 범인을 검거해 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뺑소니 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은 피해자 강씨 부부의 사연은 안타깝다. 강씨는 사고 당일 오는 4월 출산을 앞둔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중이었다고 한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화물차 일을 해온 그는 사범대학을 나왔고 그의 아내도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부부에게 빠듯한 생활고를 견디게 한 힘도 교직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강씨 부부도 이 시대를 사는 평범한 젊은 부부였을 텐데 불행히도 강씨는 뺑소니 차량에 치어 생을 접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해 차량은 현장에서 뺑소니를 침과 동시에 종적을 감췄다. '크림빵 아빠' 강씨 사건은 이런 절절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범인 검거를 촉구하는 네티즌들의 여론이 들끊었고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아 강씨 아내와 유족들을 북돋아주는 힘이 되고 있다.

그동안 경찰 수사는 여의치 않았다. 사고현장 주변의 폐쇄회로TV 녹화영상을 확보해 국과수 감정을 의뢰했지만 외제차종으로 추정된다는 회신 내용을 접수한 상태였고 그나마 결정적인 물증일수 있는 번호판 식별은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입장이었다. 그랬지만 어제 경찰 수사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마침내 뺑소니 차량이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라는 사실을 특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안개 속을 빠져 나온 셈이며,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 용의 차량 소재 파악에 이은 운전자 신원 파악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망사고를 낸 뒤 뺑소니를 치게 되면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도망가지 않고 응급조치를 했더라면 강씨를 살릴 기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렵게 꼬리를 잡은 만큼 몸통인 범인을 찾아내 죗값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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