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둔산경찰서 23회 걸쳐 2억 절도 2명 구속

대전둔산경찰서는 27일 자체 제작 내시경과 삼단봉을 이용해 아파트 도어록을 열고 금품을 훔친 피의자를 구속했다. 범인들이 범행에 사용한 도구들과 피해품을 수사관들이 공개하고 있다.  전희진 기자
대전둔산경찰서는 27일 자체 제작 내시경과 삼단봉을 이용해 아파트 도어록을 열고 금품을 훔친 피의자를 구속했다. 범인들이 범행에 사용한 도구들과 피해품을 수사관들이 공개하고 있다. 전희진 기자
자체 제작한 내시경 등을 이용해 고급 아파트를 털어 온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27일 대전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자체 제작 내시경과 삼단봉을 이용해 아파트 도어록을 열고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오모(46)씨 등 2명을 구속했다.

피의자 오씨 등은 지난해 11월 부터 이달 19일까지 대전과 순천, 전주와 청주 등 전국을 돌며 23차례에 걸쳐 총 2억 5000여만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오씨 등은 아파트 문에 설치돼 밖을 내다 볼 수 있는 렌즈를 빼낸 후, 자신들이 제작한 내시경을 사용해 디지털 도어록을 열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 안모(45)씨는 오씨와 고향 선후배 사이로, 도박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범행을 계획하게 됐다. 섀시 업체를 운영하던 오씨는 안씨에게 `아파트 잠금장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함께 아파트를 털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부산과 대구, 광주와 통영 등 전국을 돌며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입주민들이 디지털 도어록을 잠그면 다른 잠금장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해 도어록을 열 수 있는 범행 도구를 제작하기도 했다.

오씨 등은 범행 대상으로 정한 아파트를 확정한 후 1층에 설치된 CCTV를 피하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쓰며 `무장`을 했다. 아파트 출입구가 나뉘어져 있다는 것에도 착안했다. 이들은 아파트 1·2라인에서 범행을 저지를 경우 1·2라인 출입구로 들어가 절도를 행한 후, 옥상을 통해 3·4라인으로 이동해 빠져나가며 경찰 추적을 따돌렸다.

오씨 등은 출입구에 달린 아파트 밖을 볼 수 있는 렌즈를 직접 떼어내고 도어록을 열 수 있는 특수 도구로 문을 열었다. 특히 우유투입구가 열렸을 경우 그곳을 통해 도어록을 열 수 있는 삼단봉을 만들기도 하는 등 디지털 도어록의 취약함을 노렸다. 이들 일당은 피해 아파트에서 청다이아반지, 황금열쇠, 고급 시계 등 물품을 훔치면서 손괴의 흔적을 남기지 않아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성선 둔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최근에 지어진 신형 아파트들은 렌즈와 우유 투입구가 없지만, 피의자들은 10여년 전에 지어져 이런 것들이 있는 아파트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지능 범죄가 나날이 발전하는 만큼 우유 투입구를 철저히 막고 추가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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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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