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대처 ‘특수역’ 반영 필요”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계룡역은 8시 17분 용산행 KTX 열차를 타려는 군 간부들과 병사들이 몰려든다. 사진은 군 간부들이 국방부 회의 참석을 위해 플랫폼에서 KTX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  전희진 기자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계룡역은 8시 17분 용산행 KTX 열차를 타려는 군 간부들과 병사들이 몰려든다. 사진은 군 간부들이 국방부 회의 참석을 위해 플랫폼에서 KTX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 전희진 기자
26일 오전 8시 계룡역.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짙은 안개가 끼어 있는 플랫폼에 군인복장을 한 장병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전 8시 17분 용산행 KTX 열차가 도착할 즈음 플랫폼은 50여 명의 장병들로 북적였다. 서울 국방부 회의차 출장 가는 군 간부들 사이사이에 휴가를 떠나는 사병들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계룡역은 3군본부가 입지한 계룡대를 위한 특수역이나 다름없다. 계룡대와 국방부 사이의 업무 협의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이자, 전쟁 등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한 긴급 교통수단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기에 하루 평균 계룡역 이용 인원 2000명 중 계룡대 근무 장병이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오전 8시 17분 용산행 KTX는 계룡대와 국방부 사이의 업무회의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교통수단이다. 매주 월요일에 운행하는 오전 8시 17분발 용산행 KTX는 일반실은 물론 특실마저 매진되기 일쑤다.

육군 중령인 A씨는 "국방부가 서울 용산역에서 가깝다 보니 국방부 회의 참석을 위해서 KTX 호남선을 자주 이용한다"면서 "계룡에서 1시간 10분이면 용산역에 도착하기 때문에 계룡대 근무 장병들에게 KTX 호남선은 없어서는 안 될 교통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군 간부 B씨는 "3월에 개통 예정인 KTX 호남선 신노선이 서대전-계룡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은 3군본부가 있는 계룡대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결정"이라면서 "계룡에서 남공주역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전혀 없기 때문에 계룡대 장병들에게 KTX 호남선 신노선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룡역 관계자는 "계룡역을 이용하는 승객 가운데 계룡대 근무 장병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타 역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KTX는 계룡과 서울(용산)을 1시간 10분 만에 연결하기 때문에 국방부 회의차 서울을 오가야 하는 계룡대 근무 장병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KTX 호남선 신노선이 수도권과 호남을 빠르게 연결하는 것에만 치중해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KTX 호남선 계룡역 정차는 시간적 개념이 아닌 군사적, 안보적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KTX 호남선 신노선 개통 이후 기존 노선 운행 횟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계룡역이라는 특수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희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전희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