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통합 역할 의문" 부정적 입장 거듭 밝혀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주자인 문재인 의원의 `호남에서 총리 발탁했어야` 발언이 일파만파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호남 인사가 아닌 충청 출신은 국민통합에 저해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인물이 언급한 것으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통합과 지역화합에 앞장서야 할 거물 정치인이 노골적으로 충청 폄하에 나선 것은 물론 당 대표 선거에서 특정지역의 표를 잡기 위해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등 지역을 볼모로 한 구시대적 정치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렇지 않아도 KTX 서대전역 경유 문제를 놓고 충청과 호남 지역민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 상황에서 충청 지역민의 반발 기류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5일 대구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합동연설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문 의원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당연히 호남인사를 발탁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통합을 해내려면 야당과 안면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반대쪽 50% 국민을 포용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다.

이는 충청권 인물은 국민통합의 주역이 되기는커녕 통합을 되레 해칠 수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문 의원의 이러한 인식은 새정치연합 내에서 이 후보자 지명을 청와대 인사 발표 중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 의원은 26일 오전에도 CBS라디오방송에 출연, 억지를 이어갔다. 그는 전날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금 신임 총리 내정자는 말하자면 또다시 예스맨이지 않습니까"라며 "저는 국민통합의 역할을 재대로 해낼 수 있을지 아주 의문시 된다"고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충청인은 격앙됐다. 한 출향인사는 "그동안 갈등과 분열을 부추겨온 인물이 누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당 대표가 되기 위한 네거티브 전략이라지만 이런 구태는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송신용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신용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