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전통예절교육법

초등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전통예절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상림예다원 제공
초등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전통예절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상림예다원 제공
민족대명절 `설`이 다가왔다. 새해를 맞아 세배와 덕담을 나누고 떡국을 먹는 익숙한 풍경이 매년 반복되지만 우리나라 새해 풍습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른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지켜야할 전통 예절은 무엇인지 등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설은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인 만큼

밥상머리 예절교육을 통해 자녀 인성교육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공주영 상림예다원 원장의 도움을 받아 설의 의미와 새해 풍습, 전통예절에 대해 살펴봤다.

◇ `설` 명절 유래와 의미 - 설은 `삼가다` `조심한다`는 의미.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서 지내면서 1년간 탈 없이 지낼 수 있기를 신에게 비는 날.

음력 1월 1일인 설은 한 해가 시작되는 첫날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다. 본래 설이라는 말은 `사린다`, `삼간다` 등에서 온 말로 `조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설날은 바깥에 나가는 것을 삼가고 집안에서 지내면서 앞으로 1년간 아무 탈 없이 지낼 수 있기를 신에게 비는 날인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사를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겼기 때문에 이날은 1년 농사가 잘되기를 조심스럽게 축원하는 엄숙한 마음으로 설을 보냈다.

설날 아침에는 아랫사람이 웃사람에게 세배를 한 뒤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덕담을 주고 받는다. 새해 첫 인사를 한다는 의미에서 예전에는 집안 어른뿐 아니라 일가 친척과 마을 어른에게도 세배를 하곤 했다.

설날에는 새 옷을 입어 좋은 기운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설빔`을 입는다. 한복은 나이와 상황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지만 아이들은 색동저고리와 같이 밝은 색의 설빔을 입혀 아무 탈 없이 밝게 자라나기를 기원했다.

설날 아침에 먹는 떡국은 희고 긴 가래떡으로 만들어 무병장수를 빌었다. 한해동안 재산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기도 했다. 한 해가 시작되는 첫날 아침에 떡국을 먹는 만큼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 설빔·세배로 배우는 전통 - 남자 한복 바지 절개선 살핀뒤 큰 사폭이 있는 쪽에 오른발 넣어야 관혼상제 치를 때는 큰 절을, 가까운 어 르신에게 인사할 때는 평절을

설빔은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의상인 `한복`의 소중함과 편안함을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는 옷을 사 입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예전에는 새해 첫날에만 어머니가 만들어준 새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다림`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공 원장의 설명이다.

남자는 주로 바지와 저고리를 입는데 한복 바지에도 앞뒤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복의 절개선을 잘 살핀 뒤 큰 사폭이 있는 쪽에 오른발을 넣으면 된다. 발목에 묶는 대님을 맬 때는 리본처럼 매는 것이 아니라 반리본 모양으로 매야 하고 매듭은 다리 안쪽으로 가도록 해야 가부좌를 틀 때 불편하지 않다.

여자는 속치마와 속바지, 속적삼을 갖춰 입고 치마와 저고리를 입는다. 저고리의 고름을 맬 때도 대님과 마찬가지로 반리본 모양으로 매야 한다.

절은 큰절과 평절로 나눠지는데 관혼상제를 치를 때는 큰절을, 가까운 어르신에게 인사를 할 때는 평절을 한다.

어른에게 절을 할 때는 보통 `절 받으세요`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절 올리겠습니다`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

절을 할 때는 한복과 같은 의복을 갖춰 입고 바르게 선 상태에서 남자는 왼손이 위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도록 손을 모은 뒤 절을 해야 한다.

◇ 밥상머리 예절은 어떻게 -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까지 기다린후 식사, 음식을 입에 넣고 말하는 것을 삼가고 식사 전 후 인사 잊지 말아야

설날 식사자리는 집안 어른들과 함께하는 자리다. 대부분의 가정이 핵가족화돼 있어 주로 부모와 함께 밥을 먹거나 바쁜 현대인의 특성상 각자 따로 밥을 먹을 때가 많기 때문에 여러 명이 둘러앉아 식사하는 자리는 아이에게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부모는 밥상머리 예절교육을 통해 아이의 인성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식사자리에 앉을 때는 어른이 앉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수저도 어른이 들기 전에 먼저 들지 말아야 한다. 입안에 음식을 넣은 상태에서는 말하는 것을 삼가해야 하고 식사 속도도 다른 사람에 맞춰 하면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맛있는 음식이 있을 때는 어른에게 먼저 권하고 자기 분량만큼 먹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자신이 먹은 밥그릇과 국그릇, 수저, 젓가락 등을 설거지 그릇에 가져다 놓도록 해야 한다. 식사 전 `잘 먹겠습니다`라는 인사와 식사 후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빠트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공 원장은 "예절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최소단위가 가정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출발하는 밥상머리 예절이나 효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설과 같은 큰 명절 때 배우는 전통예절은 현대생활예절에 필요한 기본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도움말=공주영 상림예다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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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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