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 충청출신 이완구 내정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이완구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3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충남 청양이 고향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명했다.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의 새 엔진으로 이 후보자를 장착해 국정과 현안을 적극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다.

시간이 문제일 뿐 이 후보자의 지명은 기정사실화돼왔다. 시기를 앞당긴 것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국정 난맥상과 그에 따른 비판 여론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후보자가 지명된 이날 박 대통령 지지율은 30%로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만큼 이 후보자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은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브리핑에 그대로 녹아 있다. 윤 수석은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혁신과 국가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당정과 국회 소통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내정자는 여당 원내대표로서 대통령의 국정철학 이해가 깊고 야당과 원만히 협조하며 국회정상화에 기여해 경제혁신 3개년과 공직기강 확립과 대국민 소통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당장 이 후보자에게는 소통 강화라는 책무가 주어졌다. 대야 관계는 물론 국민과의 스킨십 강화로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직기강 확립을 바탕으로 `연말정산` 파동과 공무원 연금개혁 등 현안을 타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나아가 경제부흥과 통일기반 구축이라는 박 대통령의 집권 3년차 국정과제들을 어떻게 추진할지 주목된다.

이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몸을 낮춘 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겠다"는 요지의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집중했다.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 인선을 포함한 개각에 대해서도 폭과 시기를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은 김기춘 비서실장은 일단 유임했다. 후임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현안을 모두 마무리한 뒤 후퇴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청와대는 인적쇄신안도 내놓았다. 정책조율기능 강화 차원에서 국정기획수석실을 정책조정수석실로 개편했다. 신임 정책조정수석으로는 현정택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내정됐다. 대전 출신으로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자리를 지켜온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물러났다. 미래전략수석에는 조신 연세대 교수, 민정수석에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내정됐다. 청와대 특별보좌관도 모습을 드러냈다. 민정특보에 이명재 전 검찰총장, 안보특보에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홍보특보에 신성호 전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사회문화특보에 김성우 SBS 기획본부장 등이다.

청와대는 또 제2 부속비서관실을 폐지하고, 앞으로 총무비서관은 인사위원회에 배석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안봉근 제2 부속비서관은 홍보수석실로 자리를 옮긴다. 핵심 비서관에 대한 역할 재조정으로 비선실세의 인사개입 의혹 등으로 악화된 국민 여론을 달래기 위한 조치다. 춘추관장에는 전광삼 홍보수석실 행정관이 내정됐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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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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