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다른 아이들 앤드루 솔로몬 지음·고기탁 옮김·열린책들·872쪽·2만2000원

인류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꾼 `21세기 심리학적 권리장전`이 출간됐다. 지극히 독창적인 한 사상가의 10년에 걸친 연구의 결실이 나왔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 대한 연구로 시작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확신으로 끝을 맺는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 화제다.

이 책은 인간적인 것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확장시킬 기념비적인 탐구라 불린다. 게이, 청각 장애인, 소인,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신동, 강간으로 잉태된 아이, 범죄자가 된 아이, 트랜스젠더. 우리들 대다수는 이러한 특징들을 마주하는 순간 나와는 `다른` 존재, 심지어 `비정상`이라는 생각을 바로 떠올릴 것이다. 인간적인 것에 대한 궁금증을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며 흔히 `비정상`으로 치부되는 특징들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제안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바 있는 앤드루 솔로몬이다.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혁명적`인 책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책 `부모와 다른 아이들`로 돌아온 솔로몬은 이 책에서 예외적인 정체성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질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그대로 방치했다면 짐승에 가까웠을 수 있었을 중증 정신질환자 아이에게 보호와 치료 그리고 사랑을 줌으로써 아이가 비교적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케 한 부모들도 있었고, 장애가 있는 아이를 보호시설에 차마 보낼 수 없어 아이에게 죽음을 선사하는 부모도 있었다. 이러한 부모들의 사례는 우리가 `장애`와 `이상`, `차이`와 `다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독자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됐으며,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혁명적인 책으로 찬사를 받았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에릭 캔들은 이 책을 "다양한 정체성에 따른 삶 또한 인간의 권리"라고 칭했다.

이 책에서 앤드루 솔로몬은 예외적인 자녀를 키우면서 남다른 깨달음을 얻은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00가구가 넘는 가족들을 상대로 4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솔로몬은 극단적인 도전에 직면한 보통 사람들에게서 감동적인 힘을 발견한다. 그 힘이 독자로 하여금 찬사를 쏟아내게 한다.

그는 예외적인 정체성을 가진 자녀·게이, 청각 장애인, 소인,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신동, 강간으로 잉태된 아이, 범죄자가 된 아이, 트랜스젠더 등을 둔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들 대다수는 이러한 특징들을 마주치는 순간 `장애` 혹은 `비정상`이라는 단어를 바로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며 흔히 `비정상`으로 치부되는 특징들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강력한 서사와 실증을 통해 이 책은 우리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관점을 뿌리로부터 송두리째 전복시킨다.

이전에도 이 책의 장을 구성한 농인이나 소인, 정신병, 범죄 같은 주제를 다룬 책들은 많았다. 그러한 책들은 하나같이 이 책이 근본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과했다. 그래서 기억되지 못한 채 잊혀진 것이다. 즉 개인의 특징적인 상태는 모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 안에서 그리고 보다 넓은 사회 안에서 차이를 헤쳐 나가는 과정은 우리들 대다수에게 공통의 문제라는 점이다. 문제의 보편성을 인지하고 수많은 다양한 가족들이 서로의 유사성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그동안 그들을 괴롭혀 왔던 문제가 다른 모든 사람들을 괴롭히는 문제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바로 처음에 아이를 갖기로 하면서 상상했던 것과 다른 아이가 태어나는 문제다.

저자 앤드루 솔로몬은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예일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했다. 현재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강연을 해오고 있는 그는 현재 웨일코넬 의학 대학원의 정신 의학 강사이다. 부모에 대한 연구를 고민하고, 인간이라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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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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