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기업이나 공직사회의 인사(人事)가 발표된다. 승진, 자리이동, 신규임용 등 직장 새내기에서부터 고위직까지 인사라는 틀 속에서 움직에게 된다. 기업의 대표나 기관장은 어떤 인물을 승진시키고, 어떤 자리로 자리이동을 시키느냐를 놓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다. 인사담당부서는 인사를 단행할 대상사를 놓고 근무평점, 주변 평가, 능력, 승진연한 등 다각적인 분석자료를 통해 기본적인 인사틀을 짜면 대표나 기관장이 임명하며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게 된다. 어떤 인물을 어느 자리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다음해의 조직안정이나 발전, 성과측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사철이 되면 분주해 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인사 대상자들로 연말만 다가오면 바삐들 움직이다. 승진 자리를 몇 개나 있는지, 어떤 자리가 비는지, 내 순위가 몇 번째가 되는지 등을 점검하며 긴장의 시간을 보낸다. 특히 승진을 앞 둔 사람들은 인사정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승진이나 보직이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한 해 업무마감을 앞둔 연말이지만 본연의 업무보다는 경쟁자 비방, 유언비어 유포, 줄대기, 청탁 등 연말의 고질적인 병폐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연말 인사를 앞둔 충남도의 경우 고위직 인사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다. 이사관급 부시장 자리가 3곳이 생기면서 연쇄적인 승진요인이 많은데다 사실상 민선 6기 첫 인사라는 측면에서 사무관급 이상 공직자들의 관심이 여느 해 보다 높다고 한다. 9급으로 공직에 들어와 퇴직을 얼마 남겨 놓지 않는 사무관급은 서기관 승진이, 서기관은 부이사관급 승진이 희망사항이기 때문이다. 또 승진을 위해 좋은 보직을 맡아야만 다음 인사에서 혜택(?)을 볼 수 있어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국장급들도 부단체장이나 보직변경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요즘 인사를 앞둔 시점인데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인사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을 승진시키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인사권자의 몫이다. 하위직이든, 고위직이든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민선 6기의 인사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역시 만고의 진리는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할 시점이다. 김재철 충남취재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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