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도면 잇단 해킹 유출 "월성2호 가동중단" 요구에 정부 대응훈련·수사 총력

한국수력원자력의 직원 개인정보부터 원전 도면까지 내부 정보가 인터넷에 유출되는 등 정보보안의 허점이 노출되면서 원전 관리에 대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수원 내부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하는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15일 한수원 내부 직원정보 등이 담긴 파일을 트위터와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 공개한데 이어 18일과 19일 월성과 고리 원전 등 도면자료를 블로그에 공개했다.

21일 새벽 1시에는 한 트위터 이용자가 한수원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글과 함께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 관련 내부 문서, 원전 프로그램 매뉴얼 등을 공개해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개된 문서에는 `WHO AM I?(나는 누구일까)`라는 워터마크가 들어있다.

한수원은 한발 늦은 19일 평소 직원 교육 자료 등에 쓰이던 자료, 직원 개인정보 등이 유출됐음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긴급점검을 벌였지만 원전과 제어시스템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공개된 원전 도면 등도 내부 직원 교육용으로 활용되던 자료 등 기밀이 아닌 만큼 원전 가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21일 첫 정보 유출을 주장했던 원전반대그룹의 대표라고 주장한 트위터 이용자는 추가 정보를 공개하며 고리 1, 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 핵`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한 자료 10여 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 줄테니 제대로 한번 당해봐라"며 "원전 수출하고 싶다며? 니들이 기밀이 아니라고 하는 주요 설계도면, 계통도면, 프로그램들 모두 가지고싶어 하는 나라들에 공개하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말했다.

또 "합수단 분들도 고생 많으신데 수사할 거면 제대로 하라. 국민들 안전을 먼저 생각하셔야죠. 한수원 덮어줄 생각이라면 수사 중단함이 어떨까요"라며 "크리스마스에 중단되는 게 안 보이면 자료를 전부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핵심기술이 아닌 일반적 기술자료여서 원전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 "사이버공격 발생에 대비해 종합대응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20일 서울 삼성동 한수원에서 조석 한수원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전자료유출 관련 사이버 위기대응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한전과 발전 5개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사장단을 소집해 사이버보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21일에는 한수원 원전 도면 등 주요 정보 유출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파악된 IP 위치와 고리, 월성 원전 등에 수사관을 파견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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