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4건…어린돼지 치사율 최대 90%

충청지역 양돈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초 충남지역 양돈농가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이 이달 들어 4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지난 4일 충북 진천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양돈농가와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PED 발생현황은 총 45 농가에 1만 4932마리가 감염돼 8615마리가 폐사했다. 이중 35가구는 상반기에 발생했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PED가 한동안 잠잠했으나 추운 날씨와 함께 최근 발병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PED가 발생한 45 농가를 지역별로 보면 홍성군이 16가구로 가장 많았고, 보령시 13가구, 당진시 6가구, 예산군 5가구, 천안시 3가구, 아산시와 논산시가 각각 1가구씩 발병했다.

PED는 가축의 배설물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어린돼지의 경우 PED 감염시 50%-90%의 폐사율을 보이고 있다.

이 달에는 지난 1일 천안 풍세의 한 농가에서 PED가 발병해 돼지 100마리가 폐사한 것을 시작으로, 11일에는 홍성 광천과 예산 오가의 농가에서 450마리, 지난 15일에는 보령 천북의 농가에서 170마리가 폐사했다. 최근 PED의 발생빈도가 잦아짐에 따라 도는 가축위생연구소를 통해 발생농가별 세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양돈 밀집 사육 등 취약지역에 주 2차례에 걸쳐 소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 10월 동절기가 다가옴에 따라 차단방역 실태와 특별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백신을 지원해 면역력 강화에 힘썼지만 일부 농가에서 PED가 다시 발병하고 있다"며 "PED 예방을 위해서는 돈사를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에 대한 소독, 신규 입식 돼지 격리 후 건강상태 확인, 돼지 면역력 강화를 위한 충분한 영양공급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에서도 구제역 발생 14일만에 구제역 발생농장이 여섯 곳으로 확대되는 등 확산 기미를 보고 있다. 16일 충북도와 진천군에 따르면 15일 오후 진천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돼지 8마리의 콧등에 수포가 생기는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농장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지면 진천에서는 지난 4일 구제역이 첫 발생한 이후 여섯 번째 농장이 된다.

진천군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동안 구제역 발생농장 반경 3㎞로 제한했던 이동제한을 군 전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제역에 걸리지 않은 양돈농가도 돼지를 출하할 때는 군이 지정한 도축장을 이용해야 한다.

또 양돈농장를 출입하는 모든 차량은 거점소독소에서 소독을 받은 뒤 확인증을 발급받아야 이동이 가능하다. 진천군은 군내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백신 추가접종도 시행하기로 하고, 11만 마리의 돼지를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다.

진천지역에는 65개 농가에서 12만 5000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진천지역에서는 지난 4일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15일 현재까지 모두 1만 2641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최의성·김진로·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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