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엽 아산노사민정委 사무국장 18일 12년째 추모 콘서트

[아산]10여 년이 넘게 매년 겨울 자비를 들여 `영원한 가객` 김광석의 추모 콘서트를 여는 사람이 있다. 아산시노사민정위원회 이원엽(46·사진) 사무국장이다. 그의 `김광석 앓이`는 20대 초반 싹 텄다. 고향인 홍성의 작은 무대에서 1991년 처음 김광석을 만났다. 단박에 매료돼 김광석 공연이 이어진 서울 학전 소극장을 100여 회 넘게 찾았다. 직업 가수를 꿈꾸지는 않았지만 통기타를 배워 틈날 때 마다 김광석 노래를 불렀다. 1996년 1월 33세의 젊은 나이로 떠난 김광석의 영전에서 `한 해에 한 번 당신을 위한 시간을 꼭 갖겠다`고 약속했다.

노동운동에, 직장생활에 여념이 없다가 2002년부터 약속의 이행에 나섰다. 기일 즈음 작은 찻집을 빌려 김광석 추모 콘서트를 개최했다. 관객 30여 명이 함께했다. 무료 공연이 끝난 뒤 돌아가는 관객들 손에는 음악CD 두 장이 건네 졌다. 콘서트를 마련한 이씨가 김광석의 라이브 노래를 모아 직접 만든 선물이었다.

30대에 시작한 추모 콘서트가 40대로 이어지며 작은 변화도 생겼다. 1시간 30여 분의 공연 동안 노래 뿐만 아니라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김광석 노래를 매개로 가수와 관객들이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 한 해에 한 번 작은 무대에 함께하는 30여 명의 관객 가운데 20여 명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줄곧 공연장을 찾는 `광팬`이 됐다. 관객의 주축을 이룬 30·40대 남성들은 어느 덧 40·50대가 됐다.

이 사무국장은 추모 콘서트 말고 일상에서도 김광석과 늘 함께 한다. 차를 타면 김광석의 음악이 흐르고 집에는 지금까지 나온 김광석의 모든 앨범이 소장됐다. 김광석의 일기, 사진 등 희귀자료도 수집했다. 김광석의 앨범과 자료는 이 사무국장의 애장품 1호다. 스트레스 쌓인 날이면 집에서 혼자 김광석 노래를 듣는 걸로 힐링 한다. 그래도 눈물 나게 김광석이 그리울 때면 생전 그가 자주 섰던 무대인 서울 학전이나 그의 체취가 깃든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를 훌쩍 다녀온다.

매년 혼자 준비하던 추모 콘서트에 올해는 반가운 동반자가 생겼다. 모임 `공감`이다. 아산의 좋은 사람들 네트워크 모임인 `공감`과 함께 18일 한 카페에서 12회째 추모 콘서트를 갖는다. 이번 콘서트는 나눔의 의미를 더해 티켓을 판매했다. 공연 수익금은 저소득 아동들을 돕는 활동에 기부된다.

이원엽 사무국장은 "김광석 노래를 부르고 듣다 보면 스스로 삶을 돌아보게 된다"며 "김광석은 하나의 문화로 그 문화를 잇는 징검다리를 계속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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