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건강한 겨울 나기

 3일 많은 눈이 내린 충남 홍성군 용봉산 등산로를 등산객들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많은 눈이 내린 충남 홍성군 용봉산 등산로를 등산객들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해마다 여름은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는 듯 하다. 실제 기온은 전년도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체감으로 느끼는 변화는 크다.

올해 겨울은 충청지역과 서해안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며 시작을 알렸다. 강하게 부는 바람도 옷깃 속으로 파고들며 올 겨울이 혹독하게 지나갈 것을 암시하는 듯 하다.

포유류에 속하는 인간은 겨울에는 생체기능이 저하돼 야외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적당한 야외활동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겨울잠에 드는 일부 포유류처럼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신체기능이 다소 떨어지기도 해 격렬한 활동을 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있다.

실제로 곰이 동면에 들어가듯 신진대사를 떨어뜨려 조난상황에서 생존한 사례도 들리고 있다.

지난 2012년 2월 스웨덴 북부 한 산길에서 남성(45)이 구출됐다. 눈으로 덮인 차안에 있던 남성은 발견되기 2개월 전인 2011년 12월 조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설에 오도가도 못한 상황에서 차의 기름도 모두 소모돼 난방도 안되고 음식도 먹지 못한 채 영하 30도의 기온과 2개월간 사투를 벌인 것이다.

구조직후 남성의 체온을 측정한 결과 사람의 정상 체온인 36.5도에 못미치는 31도로 나왔다. 의료진은 당시 남성의 신체가 31도 전후의 저체온 동면상태로 변화해 체력을 소모하지 않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한 연구진도 인간의 몸에 겨울잠에 빠질 수 있는 '티록신'이라는 호르몬과 동면에서 각성하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있어 동면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동면상태에서 인간의 심박수는 1분간 보통 70회에서 1-2회로 뚝 떨어지고 호흡도 분당 1-2회에 불과하여 대사량은 평소에 비해 100분의 1로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겨울 추위가 인간의 야외활동에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냥 집에서 보내기에는 자연이 빚어낸 눈과 얼음의 전시품을 놓치기가 아깝다.

인파가 몰리는 여름바다와 가을산과는 다른 고즈넉함을 선사하는 겨울의 자연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함께하면 즐거운 겨울나기. 동장군의 기세를 서로의 체온으로 이겨낼 수 있는 겨울이 되길 바란다. 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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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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