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충남 가볼만한 겨울여행지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태안 꽃지 해수욕장 낙조 전경.  김달호 기자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태안 꽃지 해수욕장 낙조 전경. 김달호 기자
뚝 떨어진 기온과 볼 끝을 아리게 하는 바람이 겨울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사시사철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기후 덕분에 우리는 철마다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형형색색 예쁜 꽃들과 새싹이 가득한 봄, 신록이 절정인 여름, 온 산이 색동저고리를 입은 듯한 가을, 조용히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겨울. 같은 장소일지라도 계절이 입혀주는 옷에 따라 경치가 변한다.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 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추위로 인해 모든 것이 반박자는 느리게 가는 듯하다. 그 여유로움을 느끼기 위해 따뜻한 이불 속을 박차고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당진 왜목마을

일몰과 일출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한 왜목마을. 독특한 지형구조로 해변이 남쪽으로 길게 뻗은 서해의 땅끝마을이다. 옛 문헌에는 누워있는 사람의 목이라는 의미로 `와목`이라 기록돼 있다. 이것이 우리 지방 방언발음이 음성모음과 중성모음이 많이 쓰이는 관계로 `와`에 중성모음 `이`가 붙여져 와목에서 왜목으로 변천됐다.

왜목마을은 해안이 동쪽을 향해 튀어 나와있어 수평선이 동해안과 같은 방향이다. 일출시간이 5분 차이가 나고 동해안에서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서해안 일출만의 서정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해가 바다에 떠 있는 노적봉에서 솟아나면서 사진작가들의 단골 여행지로 꼽히고 있다.

왜목마을의 해넘이 포인트인 해발 79m 석문산에 오르면 바다가 용광로처럼 붉게 물드는 광경을 눈 앞에서 즐길 수 있다.

서서히 해가지면서 주위의 모든 것을 주황빛으로 물들게 하는 것이 압권이다. 관광시설도 잘 갖춰진 편이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1.2㎞ 구간에 수변데크를 설치해 관광객들이 산책을 할 수 있게 했으며 각종 숙박시설과 음식점, 카페 등 편이시설도 많아 불편함이 없다. 상당수의 편이시설이 동향으로 자리잡은 만큼 추운 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일출을 구경할 수 있다.

◇서산 천수만

서산 천수만은 아름다운 철새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다. 안면도를 마주하고 있으며 지난 1984년 간척사업으로 천수만 일대에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인공 담수호인 간월호와 부남호가 생겨났다.

간척 사업으로 인해 과거에 갯벌이던 곳에 대단위 농경지가 형성돼 떨어진 곡식을 주워먹기 위해 철새들이 이곳을 들른다. 철새들의 이동경로에 위치해 있고 내륙지방보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기온이 월평균 1.2도 높은 점 등 철새서식지로 적합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천수만은 큰 호수와 넓은 농지 등 철새들의 이정표가 될 만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북부 시베리아나 만주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조건 등으로 인해 천수만에는 사시사철 각종 철새를 관찰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0종이 넘는 철새를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 볼 수 있는 철새의 종류는 가창오리 기러기류, 노랑부리저어새, 흑고니,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의 철새들이 천수만에서 발견되고 있다.

철새를 관찰할 때는 한 낮보다 새벽녘이나 해질 무렵에 찾는 것이 철새를 볼 확률이 높고 철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가장 잘들을 수 있다.

또 새들은 시력과 청력이 발달돼 있어 눈에 잘띄는 색상은 가급적 피하고 뛰거나 큰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해 내리지 않고 관찰하면 새들을 방해하지 않고 더욱 가까이에서 효율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태안 꽃지해수욕장

단언컨대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은 그 어느 곳의 일몰보다 아름답다. 꽃지 해수욕장은 태안군 안면읍 소재지에서 서쪽으로 약 4㎞쯤 떨어져 있다. 3.2㎞의 길이와 폭 300m의 백사장이 있고 백사장은 유리의 원료인 규사로 돼 있다. 해변의 경사가 완만하고 물빛이 깨끗해 여름에는 해수욕장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물이 빠져 드러나는 낮에는 조개를 캐거나 갯바위에서 게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해수욕장 오른쪽에 솟아 있는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를 보기 위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으로 일몰시간이면 관광객들과 사진작가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또 꽃지 해수욕장은 안면도 자연휴양림과 수목원이 인근해 위치해 있어 산림욕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안면도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안면송에 즐비한 휴양림은 데이트 코스로도 적격이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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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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