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치요 샤오샹젠 엮음·김성동 조경희 옮김 싱긋·536쪽·2만 5000원

리더십이 주목받는 시대다. 리더십은 가정부터 소규모 집단,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 3000년 리더십의 집대성으로 불리는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중국의 고전 군서치요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군서치요는 제국의 치세를 이끈 제왕학, 통치술, 용인술의 고전으로 불린다.

군서치요는 당왕조 초년에 태종 이세민의 명으로 편찬된 책이다. 군서치요가 내용상 워낙 방대한데다 원문이 고문으로 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무에 바쁜 현대의 지도자나 간부가 그 책의 정수를 깊이 있게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의 편역자 샤오샹젠은 군서치요 원전을 숙독한 바탕 위에서 이 책의 편찬과 그 전파된 역사를 소개하고 군서치요 속의 통치이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책 속을 들여다보면 태종은 영민하고 용맹스러웠으며 언변이 뛰어났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른 나이에 종군하여 독서를 많이 하지 못했다. 그는 수나라가 멸망하는 것을 보면서 창업의 어려움과 수성의 험난함을 깊이 이해했으며 재위 기간에 뭇 신하들에게 정책의 실패에 대해 간언하고 비평하도록 독려했다. 역대 제왕의 치국과 국정운영 사료를 정리해 책으로 편찬하도록 했다. 태종은 날마다 친히 열독했다. 이처럼 태종 등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어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느끼고 제국의 일상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태종은 위징이 올린 군서치요에 답하는 친필조서에서 "편찬된 이 책을 읽으면서 보지 못한 것을 보게 되고 듣지 못한 것을 듣게 되니, 짐이 국가의 안정과 평안을 위한 정치를 펴는 데 옛일을 고찰하여 유익한 적용을 하게 됐다. 그리하여 지금의 정무를 처리하면서 의혹이 없어졌으니, 그 수고로움이 참으로 크지 아니한가"라고 치하했다.

중요한 역사문헌인 군서치요는 중국의 전통적 국정운영 사상을 계승하면서 국가와 사회의 통치에 대한 갖가지 유익한 경험을 참고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어떻게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가르쳐주는 바가 크다.

중국의 수많은 경전의 핵심 내용을 모아놓은 군서치요 원전은 공교롭게도 중국 대륙에서 오랜 기간 사라졌다가 이웃 일본에 전해진 책이 나중에 발견돼 다시 중국에 전해지는 우여곡절을 거친 뒤, 최근 중국의 정·재계와 학계의 주목을 끈다. 이 책은 군서치요 원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정리한 안내서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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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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