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군입대 뒤 주전 라이트 부재

시즌 초반 우려 섞인 시선과 달리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고공 행진이 시즌 중반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전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가 군입대로 빠졌지만 '특급용병' 레오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의 힘을 바탕으로 선두를 굳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철우를 대신할 주전 라이트감이 여전히 나타나지 않으며 한 쪽 날개로만 나는 불안한 비행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LIG손해보험과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18 20-25 25-21 23-25 15-12) 신승을 거뒀다.

28개의 범실을 기록한 상대의 실수 덕분에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공격 면에서는 완패에 가까웠다.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 공격 득점에서 61대 72로 열세를 보였고, 공격 성공률 역시 53.98%를 기록하며 LIG(58.54%)보다 낮았다. 레오가 서브에이스 6개를 포함해 양팀에서 가장 많은 38득점을 올렸지만 김요한(37점)과 에드가(27점) 쌍포가 불을 뿜은 LIG의 화력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라이트 포지션의 약화. 박철우의 군입대 이후 삼성화재는 라이트로 황동일, 김명진, 고준용, 류윤식을 번갈아 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가운데 황동일은 프로 데뷔 이후 세터로 활약했을 뿐 이번 시즌 전까지 단 한번도 공격수로 뛰어본 적이 없다.

이런 상황인 만큼 이날 경기에 라이트로 출전한 김명진(7점)과 황동일(3점)은 한 사람의 공격수 역할을 하기에도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부실한 라이트의 또 다른 문제는 레오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더 높아지며 공격의 패턴이 단조로워지고, 레오의 범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황동일과 김명진의 성장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신치용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화재는 두 선수의 성장을 기다리며 남은 시즌 버티기 작전에 나설 예정이다. 신 감독은 앞선 7일 대한항공전 이후 "전력상 치고 나가기 어렵지만 버틸 수 있는 팀으로는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제 버티기 작전으로 시즌을 치르겠다"며 "승수를 많이 쌓아둔 만큼 이제 이걸 갖고 어떻게든 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박철우의 공백으로 이번 시즌 공격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화재. '코트 위의 제갈공명' 신치용 감독이 지금의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팀을 리그 8연패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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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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