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코넬리어스 라이언 지음·최필영 옮김)=오늘 날 널리 쓰이는 디데이(D-day)와 에이치아워(H-hour)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노르망디 상륙작전. 제 2차 세계대전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이 결정적인 작전은 전쟁 역사를 통틀어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디데이라는 단어는 이 작전에서 만들어졌지만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59년 책이 발간된 직후다. 책은 단순히 전쟁사를 그린 작품이 아닌 전쟁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작가는 연합군, 그리고 그들에 맞서 싸우는 독일군과 디데이의 한복판에 있던 프랑스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작전의 준비부터 작전 후 끼친 영향, 전쟁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입장을 현장감 있게 그렸다. 일조각·496쪽·2만8000원

△모든 이의 집(고시마 유스케 지음·박성준 옮김)=독일의 건축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작가는 일본에 귀국해 첫 집을 짓게 된다. 책은 그가 처음으로 집을 짓던 순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의뢰인이 어떤 집을 짓고 싶다고 생각하는지 알아야 하고, 그 희망과 이미지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며 건축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책은 건물의 기둥과 벽이 될 목재, 외부 회칠 벽과 내부 흙벽, 현관 타일과 담장의 기와 등 집을 지을 때 필요한 모든 요소를 구석구석 살핀다. 특히 집을 짓기 위해 여러 장인·예술가들과 만나며 '모든 이의 집'이 이어지는 역사를 수를 놓듯 묘사한다. 서해문집·304쪽·1만5000원

△누구를 구할 것인가?(토머스 캐스카트 지음·노승영 옮김)=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우리나라 세월호 참사 등은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개인의 윤리적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사건이다. 도덕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도덕적 직관에 의존하기도 하며, 단순한 느낌이나 종교 등에 기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마주치는 도덕적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작가는 사람이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드는 딜레마 상황인 '트롤리 문제'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이 과정에서 철학적 난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도덕적 통찰을 할 수 있게 만든다. 문학동네·152쪽·1만2000원

△에바 오디세이(이길용 지음)=흔히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꼽힌다. 신선한 메카닉 디자인과 세련된 그림, 독특하고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하지만 동시에 심오하고 철학적인 세계관과 난해한 줄거리로도 유명하다. 20년 전 독일 유학 시절부터 에반게리온의 열혈 시청자였던 작가는 에반게리온이 인간의 구원이라는 종교적 틀까지 갖췄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작품속에 녹아있는 대중문화 코드와 종교적 메시지, 가족의 의미와 성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보다 심층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책밭·448쪽·1만6000원

△음식으로 읽는 한국 생활사(윤덕노 지음)=누구나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소울 푸드(soul food)'가 있을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음식은 먹는 이로 하여금 아련한 추억과 감상에 빠지게 한다. 책은 우리가 즐겨 먹으면서도 미처 몰랐던 음식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과 문화를 돌아본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의 유래와 문화, 역사 속 이야기를 중심으로 100여가지의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모았다. 음식 역사와 음식에 얽힌 문화를 살피면 단순히 음식을 혀끝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깊은나무·426쪽·1만8500원

△다산의 한평생(정규영 지음·송재소 역주)=다산의 현손 정규영 선생은 다산 사후 85년이 지난 1921년에 다산의 일대기 '사암선생연보'를 편찬한다. 책은 이 사암선생연보의 완역판이다. 사상가이자 시인이었던 다산 정약용의 굴곡 많은 평생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작품. 특히 방대한 양의 다산 저술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다산 사상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됐는 지를 일대기와 함께 한눈에 파악 할 수 있다. 책은 다산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사료로서의 가치를,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산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창비·292쪽·1만7000원

△파괴자들 ANTI의 역습(김인순·김재연·손재권·엄태훈 지음)=책은 지난해 12월 출간돼 화제를 일으킨 '파괴자들'의 후속작이다. 파괴자들은 현직 IT 전문기자가 실리콘밸리에서 1년간 체류하며 파괴와 혁신으로 세계 1등으로 등극한 기업들의 비밀을 파헤친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이들 기업 중 한국 상륙을 앞둔 ANTI(아마존, 넷플릭스, 테슬라와 이케아) 기업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책은 이들이 어떻게 글로벌 기업이 됐는지, 국내에 상륙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그에 따른 국내 기업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한스미디어·276쪽·1만6000원

△숫자로 본 식민지 조선(이계형·전병무 편저)=일제강점기 언론인이자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이여성은 매부인 김세용과 함께 '숫자조선연구' 5집을 출간한다. 숫자조선연구는 숫자를 통해 조선인의 삶의 질과 일제 수탈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민족 차별을 받았던 조선인의 삶 자체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은 숫자조선연구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국한문 혼용이나 고어체를 현대문으로 수정하고 목차를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식민지 시기 정치·경제·문화 등 전반적인 사회 실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역사공간·524쪽·2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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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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