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간 서버에 내용 저장 중요 비밀은 언급 자제해야

#1 대전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는 김모(43)씨는 외근 활동을 주로 하는 부서에서 일을 하다 보니 대부분의 일처리 보고는 유선으로 하게 된다. 특히 스마트폰이 생긴 이래로 스마트폰 메신저로 각종 현안을 상사에게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는 일반인들이나 여타 기관에서 알면 안될 만한 대외 비밀에 관한 이야기도 서슴없이 스마트폰 메신저로 주고 받은 때도 적지 않다. 김씨는 "전화를 하는 것보다 자세하게 보고할 수 있어 스마트폰 메신저를 주로 활용한다"며 "어차피 내부인원만 볼 수 있는 채팅방이기 때문에 보안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2 군인 간부인 박모(31)씨는 각자의 지역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임관 동기들과 스마트폰 메신저로 이른바 `단체 채팅방(단톡)`을 개설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틈틈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정보 공유도 빨라 단톡을 자주 이용한다는 박씨. 하지만 박씨와 동기들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 중에는 대외로 알려지면 안되는 보안이 필요한 사항도 다수 있었다. 박씨는 "다 군인들이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며 "대외 비밀이지만 군인들끼리는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한 개인 감찰 및 검열에 대한 논란에 이어 역으로 공공정보가 대외적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과 군인은 물론 공무원 등 정부나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개인적인 대화는 물론 공적 업무까지도 민간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해 주고 받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 보안 규정에는 민간 모바일 메신저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메신저 서버를 운영하는 A기업에 따르면 자사 메신저를 통한 유저간의 대화 내용은 암호화된 채 서버내 2-3일간 저장된 뒤 이후 파기된다.

서버 내 2-3일동안 내용이 저장되는 이유는 스마트폰과 PC간, 혹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폰 간의 텍스트가 완전히 공유되기 위해서는 서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란 게 스마트폰 메신저 운영 기업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서버내 내용이 저장되는 2-3일 동안 서버에 이상이 생기거나 해킹 등 공격을 받는다면 개인정보 유출 및 대화내용 유출의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것.

특히 공인들도 많은 부분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한 정보공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외 비밀도 충분히 유출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한 보안전문가는 "서버에 암호화된 채 저장된다고 해도 유저가 해킹을 당하던가 암호를 풀어내면 충분히 유출이 가능한 사항"이라며 "사기업에서 보안유지를 한다고 하지만 국가적인 비밀이나 주요 현안은 되도록 주고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부 기관이나 기업에서는 카카오톡, 라인, 조인 등 사기업에 서버를 둔 메신저 사용을 지양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메신저의 편의성으로 인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 스마트폰 메신저 기업 관계자는 "메신저를 운영하는 데 있어 그 무엇보다 보안 및 유출방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지난 검찰의 개인 검열이슈 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대두돼 프라이버시 보호차원에서 서버 저장기간도 점차 줄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스마트폰 기반의 공무원 전용 모바일 메신저 개발을 완료해 내년부터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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