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략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후 쉬운 수능과 문제 오류 등으로 인해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능의 변별력을 주도하던 수학과 영어에서 고득점을 받은 수험생이 늘면서 상위권이 두터워져 정시 모집으로 목표 대학에 합격하기가 어려워졌고

문제 오류가 제기된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은 복수정답이 인정되며 의대 입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향후 입시전망과 전략을 살펴봤다.

◇생명과학Ⅱ 복수정답 인정 의대 당락 가르나=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4일 2015학년도 수능 정답을 확정·발표하며 출제오류 논란이 제기됐던 생명과학Ⅱ 8번과 영어 25번 문항의 복수 정답을 인정했다. 특히 생명과학Ⅱ 8번 문제는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과 관련해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로 수능 직후 평가원 홈페이지에 이의 신청이 쏟아졌다. 평가원은 출제 오류 논란과 관련해 생화학분자생물학회등 3개 학회에 자문을 의뢰했는데 학계에서도 견해가 엇갈려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생명과학Ⅱ의 복수정답이 인정되면서 의대 지망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수험생은 총 3만 3221명으로 주로 의대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과학탐구를 서로 다른 과목 Ⅰ, Ⅱ로 응시하도록 하고 있어 의대 지원 수험생은 주로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올해 수능에서 수학 B형과 영어가 특히 쉽게 출제되면서 탐구영역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입시 전문업체들은 가채점 결과 생명과학Ⅱ 8번에서 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4번을 선택한 수험생이 11%에 불과하고 복수 정답으로 지목된 2번을 고른 수험생이 7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복수정답이 인정되면서 원점수 평균이 1.3점 오른 22.9점이 되면서 등급컷은 1점에서 2점 올라 1등급 원점수 컷 점수가 42점에서 44점으로, 2등급은 37점에서 39점으로, 3등급은 32점에서 33점 등으로 각각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투스청솔 측은 2번을 선택한 학생 중 표준점수가 1점 오르는 학생이 1만 1000여 명, 그대로인 학생이 9000여 명이고 한 등급 상승하는 학생은 4000여 명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본래 정답인 4번을 선택했거나 다른 오답을 선택한 학생은 원점수 상승의 영향으로 표준점수가 1점, 2점 하락하고 절반 정도가 한 등급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올해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이 의·치과 대학으로 변경되며 학부 신입생 정원이 900여 명 증가해 의대 지원생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의 복수정답 처리 여부가 의대 당락을 가르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쉬운 수능으로 정시입시 어려워져=올해 수능은 국어 B형이 예상보다 어려워 지난 해 수능보다 난이도가 높았던 반면 수학과 영어 상당히 쉽게 출제됐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비슷한 점수대에 많은 학생이 몰려 있고 동점자도 상당히 많아 정시지원 시점에서 많은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수능이 쉬우면 하향 안전지원 추세가 강해진다. 비슷한 점수대의 학생이 많아지면서 합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수능 논란이 일었던 2015학년도에도 서울대 경영 4.64→3.02, 연세대 경영 7.31→4.27, 고려대 경영 5.40→3.78, 서울대 의예 4.92→3.63, 연세대 의예 6.17→4.92 등으로 상위권 대학 상위권 학과의 경쟁률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하향 안전 지원 추세가 강해지면 안전지원이 실패할 확률도 높아진다. 중위권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경쟁률과 합격선이 덩달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 군별로 안전지원과 소신지원을 병행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주요 대학별로 표준점수 기준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백분위 기준 합격선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아지면 표준점수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영어영역이 통합형으로 실시돼 영어 백분위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기온 대전제일학원 이사장은 "지난 해 영어 B형에 상위권 학생들이 몰려 B형에서 백분위를 받기가 어려웠으나 올해는 A·B형이 통합되면서 백분위에서 플러스 요인이 생겼다"며 "수험생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백분위 기준으로 작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원하는 것은 피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종로학원이 개최한 '2015 최종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정시지원 배치 참고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종로학원이 개최한 '2015 최종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정시지원 배치 참고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