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茶

'난 커피는 안 마셔요, 나는 사랑 하는 차를 마시죠(I don't drink coffee, I take tea my dear)' (스팅(Sting), 'Englishman In New York' 中)

미국 뉴욕에 사는 영국 남자는 커피 말고 차를 마신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영국 남자 같은 취향을 지닌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국 골목 골목을 점령한 커피전문점에 맞서 다양한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그 공간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차(茶)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차나무(Camellia sinensis)의 어린 잎을 따서 가공한 것 또는 그것을 우려낸 음료를 말한다. '차'라는 말은 정확하게 차나무의 잎을 뜻하고, 넓게는 녹차·보리차·생강차·보이차·마테차·인삼차·커피 등 기호 음료 모두를 이르기도 한다. 차의 종류는 가공방법·산지·채취 시기 등에 따라 분류된다. 가공방법으로 분류하는 경우, 제차 공정의 제1단계에서 찻잎을 증기 또는 화열로 가열하여 처리하는 불발효차, 약간 발효를 시킨 후에 볶는 반발효차, 건조와 산화를 함께 진행시켜 얻는 발효차로 나뉜다. 우리나라에는 녹차, 과일차를 비롯해 수정과 등 다양한 전통차가 존재한다. 차를 마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건강에 좋다. 차의 독특한 성분은 카페인과 타닌계 물질인 카테킨(catechin)이다. 차의 성분이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심장병과 고혈압의 예방·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다. 또한 이뇨작용을 통해 체내의 노폐물을 깨끗하게 몸 밖으로 배설시켜 주고 타닌 성분으로 인한 살균효과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차를 마시는 이유는 건강에 좋다는 것 하나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차는 인류의 문화가 응축된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는 행위를 통해 문화와 철학을 습득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다례(茶禮)'라는 표현을 통해 차 한잔을 마실 때도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예를 갖춰야 한다는 가르침을 이어왔다. 또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의 삶에서 느긋하지만 정성을 다해 차를 우려내고 맛보는 시간은 정신과 육체에 휴식을 준다. 차를 마실 때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그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겨울이 어느 새 옷 속으로 스며드는 요즘이다. 이번 주말에는 따뜻한 차 한잔으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나면 어느 차 향보다 감미로운 봄 내음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브로콜리 너마저, 유자차 中)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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