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신작]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현재 우리나라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영화의 제목은 `별과 별 사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아마 낯선 영어 단어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해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주에 대한 얘기라는 정보와 크리스토퍼 놀란이 연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영화를 별 무리 없이 감상했을 것이다. 그 후에 인터스텔라의 뜻을 찾아보고 왜 제목을 이렇게 붙였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가까운 미래,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된다. 지난 20세기에 범한 잘못이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을 불러왔고, 미국의 경우 NASA도 해체됐다. 전자제품과 과학기술은 넘쳐나지만 먹을 거라곤 옥수수뿐인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거기에 사막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모래바람의 황사는 시도 때도 없이 마을을 습격해 사람들은 접시를 뒤집어 놓고 항상 마스크와 고글을 필수품으로 챙겨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지구 상에 밀이 사라지고, 다음에 오크라가 사라지고, 마지막 남은 옥수수마저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절망 적인 상황, 이때 태양계 토성 근처의 시공간에서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이 틈을 타고 다른 은하계로 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국은 NASA를 비밀리에 복원시켜 이 곳을 탐험해 인류가 새로 정착할 수 있는 행성을 찾는 일을 시작한다. 바로 `나사로 프로젝트`이다. 어느 날 우연히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전 NASA 소속 우주선 조종사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사랑 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인류라는 더 큰 가족을 위해, 희망을 찾아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우주로 떠나게 되는데…

영화 `인터스텔라`는 한마디로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이 발표한 웜홀을 통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져 시공을 초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거기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매튜 맥커너히, `레미제라블`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앤 해서웨이, 제시카 차스테인 등이 출연해 명품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인류는 애초에 탐험가이자 개척가였다.` 영화 속 등장인물 쿠퍼가 자조 섞인 목소리로 내뱉은 이 말에 영화 `인터스텔라`의 메시지가 모두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메시지란 바로 `프런티어(frontier)`, 즉 미국의 개척정신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배경을 아메리카 신대륙에서 우주로 옮긴 SF 웨스턴 장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이라는 휴머니즘을 섞어 감동의 대서사시를 아이맥스 필름 화면 속에 구현해 내고 있다. 광활한 아메리카 대륙을 달리던 말은 행성과 행성, 그리고 은하계와 블랙홀을 통해 시간의 영역을 넓혀가는 우주선으로 바뀌어 있고 물과 얼음, 사막으로 뒤덮인 외계 행성과 상상하기 조차 힘든 5 차원의 세계는 인류가 아직도 탐험해야 할 공간이 얼마나 많은지 역설한다. 이러니 웬만한 사람들은 이 영화에 매료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감독은 자신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상상의 공간을 영상으로 구현내 내는 솜씨에 있어 `최고`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웜홀 속 시공간이 뒤틀리는 모습과 낯선 행성에 대한 묘사, 그리고 블랙홀에 대한 묘사까지 화면 속에 비춰지는 감독의 상상력이 너무 그럴 듯 해 정말 실제로 이런 우주여행을 하게 된다면 마주칠 상황이라는 확신마저 든다. 하지만 그만큼 상상력의 영상 구현에 치중하다 보니 사건의 개연성은 조밀하지 못한 인상을 풍긴다. 쿠퍼의 딸인 머피가 인류를 구하는 물리학 공식을 발견하는 상황처럼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압도적인 비주얼과 상상력에 관객들은 그저 입을 벌리고 스크린을 바라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상영관에 입장하게 되면 3시간에 육박하는 상영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시간의 상대성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최신웅 기자

취재협조=대전롯데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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