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무용론-權시장 리더십 흠집 갈등

이명완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후보자의 적격·부적격 여부 결정을 앞 둔 대전시의회의 표정이 미묘하다.

의회 마케팅공사 사장 인사청문간담회 (이하 청문회) 특별위원회는 30일 간담회 성격의 회의를 갖고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위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적·부 여부를 놓고 엇갈린 의견을 내비치며 논의를 거쳤지만, 내정자의 경력과 직무수행능력, 도덕성 등을 둘러싼 입장차만 확인했다.

의회가 이처럼 내부의 입장차를 보이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은 이번 청문회 결과에 따른 파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문특위 위원들이 이 후보자가 마케팅 공사 사장으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청문회 내용에 대한 자승자박이 될 우려가 있고, 반대의 경우는 권선택 대전시장의 리더십에 흠집을 낼 수 있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우선 이 후보자가 적격하다는 결정을 내릴 경우 의회는 '보이기 식' 청문회를 진행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일각에선 현재 의회가 권 시장 소속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주축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들어 시의 인사상 문제점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의 경우는 권 시장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 있다. 앞서 대전도시공사 사장 인사청문회 후 불거져 나왔던 시 인사 난맥상에 대한 비판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권 시장은 취임 초기 인사상 난맥상으로 인해 시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처지에 놓을 여지가 크다. 또 개인적으로는 청와대 인사비서관이라는 이력에 적잖은 오점을 남기게 될 수도 있다. 이 후보자 적·부 여부를 둘러싼 함수가 복잡해지면서 의회 역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인 듯한 모습이다.

현재의 팽팽한 찬반 대립을 타개할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문의원간 이 후보자를 둘러싼 입장이 팽팽히 엇갈리면서, 의회 안팎에서는 청문특위위원장이 이 후보자의 명운을 가르는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흘러나온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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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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