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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광장] 왜색 논란의 현충사를 지워라

2014-10-31기사 편집 2014-10-31 05: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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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현충사는 아름답다. 아산시 방화산 기슭의 고즈넉한 풍경과 오색 단풍 숲이 현충사를 감싸 안는다. 현충사 잔디 광장을 지나 본전으로 오르는 길에 조성된 산책로와 오솔길, 연못과 나무 숲은 식물원에 온 듯한 느낌 그대로다. 활터의 은행나무와 충무공의 옛 집의 고요함, 수 백년을 살아온 보호수와 본전에 둘러쳐진 대나무 숲, 산 위의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만든 풍경도 이채롭다.

현충사의 풍경은 계절마다도 색다르다. 봄엔 자목련이 수놓고, 여름엔 보리수나무가 싱그러움을 더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충사가 조성되던 1960년대 당시 전국 각지에서 자라던 가장 귀한 수목이 이식돼 현충사 조경에 쓰였기 때문이다. 아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라던 소나무도 현충사로 이식됐다. 수려하게 조성된 현충사에서 국민들은 해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기념 다례제 행사를 국가 행사로 치르며 충무공을 기억하고 있다. 영화 '명량'이 개봉된 뒤로 현충사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입장객 수는 평소의 서너 배로 늘었다. 지금의 현충사는 '추억의 성지'에서 '가보고 싶은 관광지'가 된 듯 하다.

하지만 조성된 지 50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오색의 현충사에 아직까지도 왜색이 지워지지 않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난극복과 나라사랑의 표상인 이 충무공의 얼을 받들기에 우리는 떳떳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국가의 성지다운가. 부끄러운 사실은 곳곳에 도드라져 있다. 우선 현충사에 식재된 나무의 원산지를 살펴보자. 문화재청에 따르면 아산 현충사에는 일본산 목련나무와 삼나무 등 외래종이 무려 52%를 차지하고 있다. 현충사가 홈페이지에 자랑거리로 소개하고 있는 자목련의 원산지는 중국이고, 보리수나무는 인도산이다.

일본의 국화(國花)로 잘못 알려지면서 현충사의 자랑이던 벚꽃나무 수 십 그루가 베어졌거나 이식된 것도 웃지 못할 사건이다.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 나무라는 이유로 벚꽃나무가 현충사에서 거의 사라졌다. 벚꽃나무 원산지는 우리나라 제주도다. 국내산을 역차별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현충사를 성역화하면서 현충사 전각 앞에 기념식수로 금송을 심었다. 금송은 일본이 원산지이고 일본 신사에 많이 심는 상록침엽수종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의 대표 혜문스님이 금송은 현충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식을 요구했지만 문화재청은 시대성과 역사성을 나타내 존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현충사 내 일본 원산지 식물은 16%에 이른다. 문화재청이 현충사 경내의 외래수목 4188주를 정리했지만 아직도 외래종이 우리의 전통 수목보다 많다.

현충사 경내 정원의 호수는 어떠한가. 연못 사이를 가로질러 아치형 돌다리가 놓여 있고 연못 중심부에 섬을 만들어놓았다. 섬과 연못 주위를 돌아다니며 감상하는 전형적인 일본의 '회유임천'식 정원이다.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진 현충사 본전의 닫집은 마치 일본 신사에 와 있는 느낌이다. 게다가 이순신 장군의 표준 영정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장우성 화백이 그린 것이라니 할말을 잊는다. 얼마 전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이 "친일 경력이 명백한 화가가 그렸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반하는 모독"이라며 교체를 요구했지만 문화재청은 묵묵부답이다.

이런 가운데 현충사의 영정을 기초로 삼아 국회의사당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새로 제작할 계획이라니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현충사의 지적도 역시도 100여 년 전 일제가 수탈 목적으로 제작한 지도 그대로다. 충무공 이순신 고택을 비롯해 현충사 본전, 유물 전관, 공원, 연못 등 시설물이 아직까지 논, 밭, 임야로 그려진 채 일제가 제작한 지적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현충사 전각 앞에 세워졌던 일본식 석등은 1991년 노태우 대통령의 지시로 철거됐을 정도다. 일제 잔재가 남아 있는 현충사에 대한 대수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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