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은 인생이 단 90분이라면… - 앵그리스트맨

조울증을 앓고 있는 '헨리(로빈 윌리엄스)'는 온통 싫은 것 투성이, 일상이 분노로 가득 찬 한마디로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다. 어느 날 본래 주치의 대신 진료를 들어온 '섀런 길(밀라 쿠니스)'은 헨리의 도발에 그의 인생이 90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인생을 통보한다. 분노하던 헨리는 이내 마음을 다잡고 남은 90분간 새로운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동료의 조언에 따라 마지막 90분을 사랑 하는 가족과 보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큰 아들이 사고로 죽은 뒤 심술과 괴팍함으로 집안 분위기를 흐트러트리는 헨리의 얼토당토않은 화해 신청을 받아줄 리 없는 그의 아내, 거기에 자신의 꿈을 인정하지 않는 헨리와의 갈등으로 대립 중인 둘째 아들은 연락조차 피하고 마는데….

영화와 별개로 '앵그리스트맨'은 로빈 윌리엄스의 존재 때문에 특별할 수밖에 없다. 헨리의 둘째 아들은 영화에서 아버지를 이렇게 말한다. "크고 요란하고 재미있었던 사람이었어요."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하고 석달 뒤에 세상을 떠난 로빈 윌리엄스도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마지막 영화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최신웅 기자

◇ 서로 다른 6가지 사랑 이야기 - 서울연애

영화 '서울연애'는 서울을 배경으로 20대 감독들이 찍은 연애에 관한 6편의 단편영화 옴니버스다. 청춘의 시간이라는 의미를 재미있는 조어로 풀어낸 최시형 감독의 '영시'는 룸메이트였던 두 남녀가 어색함을 깨고 가까워지는 과정을 다뤘다.

이우정 감독의 '서울 생활'은 남녀의 연애는 그들이 살아온 공간에 대한 경험담이라는 고백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좁은 원룸 생활에 지친 여자가 3년간의 동거 생활을 청산하고 후암동으로 떠나는 에피소드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정재훈 감독의 '상냥한 쪽으로'는 도심의 반대편인 야생의 숲을 향한다. 지방에 사는 남자와 연애하는 여자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는 남자친구의 불친절함에 화가 난다. 전투처럼 오르던 등산은 각자의 하산 길로 이어지지만, 결국 두 연인은 만나게 된다. 김태용 감독의 '춘곤증'은 몸이 먼저 끌리는 연상연하의 연애를 다루고 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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