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나주 돌방무덤서 유물 대거 발굴 발등 부분 장식 고스란히… 학술가치 높아

 출토된 금동신발.  사진=문화재청 제공
출토된 금동신발.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23일 나주 복암리 고분군(羅州 伏岩里 古墳群, 사적 제404호)과 인접한 정촌 고분(나주시 향토문화유산 제13호)에 관한 발굴조사를 시행한 결과, 완벽한 형태의 백제계 금동 신발을 비롯한 다수의 유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촌 고분 발굴조사는 삼국 시대 복암리 일대 마한 세력의 대외관계와 세력 동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13년부터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3년 조사에서는 고분의 규모와 다양한 매장시설(돌방, 돌덧널, 옹관) 9기가 확인된 바 있다. 2013년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한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고분 안에 만들어진 3기의 돌방무덤에 대한 내부 조사를 시행해 금동 신발, 금제 귀걸이, 금제 장신구, 마구, 화살통 장식 석침(石枕), 개배 등의 중요 유물이 확인된 것이다. 금동 신발이 출토된 1호 돌방무덤은 최대 길이 485㎝, 너비 360㎝, 높이 310㎝로, 현재까지 알려진 마한·백제권의 초기 대형 돌방무덤 가운데 가장 크다. 내부 구조는 돌방 바닥 부분에서 천장 쪽으로 올라갈수록 좁아 들게 축조하고, 출입구에는 석재 문틀을 만들었다.

금동 신발의 크기는 길이 32㎝, 높이 9㎝, 너비 9.5㎝로, 발등 부분에는 용 모양의 장식이 있고 발목 부분에는 금동판으로 된 덮개가 부착돼 있다. 특히, 신발 바닥에는 연꽃과 도깨비 문양을 투조(透彫)와 선각(線刻)으로 꾸며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동안 금동 신발은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창 봉덕리, 공주 수촌리, 고흥 안동 고분 등에서 발견됐으나 부분적으로 훼손되거나 일부 장식이 손상된 채 수습됐었다. 그러나 정촌 고분에서 발견된 금동 신발은 용 모양 장식과 발목 덮개, 연꽃과 도깨비 문양 등의 장식이 완벽한 상태로 출토됐다. 특히, 신발 바닥 중앙에 장식된 연꽃 문양은 8개의 꽃잎을 삼중으로 배치하였고 중앙에 꽃술을 새겼다. 도깨비 문양은 부릅뜬 눈과 크게 벌린 입, 형상화된 몸체 등이 연꽃 문양을 중심에 두고 앞뒤로 2개가 묘사돼 있다.

나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금동 신발은 백제와 관련이 깊은 유물로 백제가 영산강 유역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시점과 토착세력과의 관계 등 당시의 복잡한 정치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유물"이라고 말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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