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동부경찰, 범행 5시간뒤 자수 체포

자신의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23일 대전동부경찰서는 함께 살던 부모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로 이모(39)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2일 오후 8시 15분쯤 동구 용전동의 한 빌라에서 자신의 아버지(70)와 어머니(66)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23일 오전 1시 55분쯤 경찰에 "자신 부모를 죽였다"며 자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평소 환청에 시달렸고, 특히 `네가 사람을 죽일 수 있나 없나 보자`는 식의 환청까지 들려 홧김에 부모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는 부모를 살해한 뒤 5시간 쯤 집 주변을 배회하다 다시 집으로 들어와 자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를 주거지에서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동네 이웃들 사이에서 정신이상증세를 보여 잦은 마찰을 빚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옆 집에 거주했던 한 주민은 "동생이 기타를 쳐 시끄럽다는 이유로 이씨가 우리집 문을 부수기도 했다"며 "동네주민들은 대부분 이씨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근 주민은 "한 번은 이씨가 앞 집 도어록에 접착제를 칠 하고 있어 이를 말린 적이 있다"며 "이씨가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부모님만 장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밖에 나올 때마다 이상한 행동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욕을 한다든가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됐다"며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에게 정신병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직업도 없이 전혀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정신병력은 없지만 환청이 들린다는 등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으로 봐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주거지이자 범행장소인 빌라 주변 CCTV를 분석하고 있다. 또 유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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