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대전·충청 단풍명소

단풍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 집에 오니 울타리 옆 나무의 단풍이 가장 곱더라는 옛말이 있다. 고산준봉이 즐비한 강원도나 멀리 남녘으로 떠나지 않아도 단풍 명소는 곳곳에 있다. 가까이 있어 더 좋은 대전·충청의 단풍 명소를 모아 봤다.

△대전 계룡산=대전권 단풍명소 0순위는 계룡산 갑사 계곡 일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춘마곡 추갑사` 즉, 봄에는 마곡계곡, 가을에는 갑사계곡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단풍이 빼어나다.

특히 갑사 매표소부터 갑사에 이르는 속칭 오리숲길은 단풍나무와 참나무가 다채롭게 어우러진 오색단풍이 일품이다. 갑사에서 출발해 용문폭포, 금잔디고개를 지나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구간 단풍도 빼 놓을 수 없는 명소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단풍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7일쯤이 좋겠다.

△대둔산=충남 논산과 금산, 전북 완주의 경계에 위치한 대둔산도 변치 않는 단풍 명소로 꼽힌다. `남한의 소금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계절마다 풍광을 달리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 단풍 경치는 부연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산 정상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휘황찬란한 단풍의 물결이 한눈에 들어온다. 80m 높이에 걸린 금강구름다리와 127개 계단이 가파른 삼선계단에 서면 다리는 후들거리지만 아찔한 풍광에 눈은 즐겁다.

△광덕산·영인산=천안, 아산의 광덕산과 영인산은 산행과 함께 단풍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예로부터 산이 크고 덕이 있는 산으로 불린 광덕산은 이달 말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해발 699m의 광덕산은 천안의 12경 중 제7경으로 천안의 최고봉이다. 광덕산 입구에는 천년고찰 광덕사가 자리잡고 있다. 광덕사 앞에는 천연기념물 398호로 지정된 수령 400년의 호두나무가 있다. 이 호두나무는 고려 충렬왕 16년에 류청신 선생이 원나라를 다녀 오면서 호두 묘목을 가져와 심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천안과 아산에 걸쳐 있는 광덕산은 아산시 송악면의 강당계곡에서도 오를 수 있다. 송악면에는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된 외암민속마을이 있다. 아산의 명산 영인산(364m)은 정상에 서면 단풍과 함께 아산만, 삽교천 등 서해안 경치가 한 눈에 보인다. 산림박물관도 위치해 동·식물 생태계 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스카이 어드벤처 등 레포츠 시설도 갖춰졌다.

△보령 청라은행마을=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의 청라은행마을은 우리나라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이다. 수령 100년이 넘는 토종 은행나무가 3000여 그루 식재됐다. 청라은행마을은 한국관광공사에서 단풍여행이라는 테마로 전국에서 단풍이 아름다운 8곳을 추천한 `10월에 가볼 만한 곳`에도 선정됐다. 마을에 들어서면 한적한 시골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고택인 신경섭 가옥은 청라은행마을에 운치를 더한다. 충남도 문화재로도 지정된 신경섭 가옥은 조선 후기 가옥의 모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가옥 주변의 100년 이상 된 은행나무들은 위풍당당함을 뽐낸다. 가옥 앞의 은행나무는 수령이 50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사랑채 마당의 은행나무 가지들이 돌담 너머 다른 은행나무와 만나 가을이면 황금빛 터널을 연출한다.

청라은행마을에서는 전국 은행 수확량의 절반이 넘는 100t 가량의 은행이 매년 수확된다. 지난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영부인 만찬 메뉴 재료로 쓰인 은행도 청라은행마을의 산물이다.

△속리산=한국 팔경 중의 하나인 속리산은 가을이면 탐방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발 1057m인 속리산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변성퇴적암이 섞여 있어 화강암 부분은 날카롭게 솟아오르고 변성퇴적암 부분은 깊게 파여 높고 깊은 봉우리와 계곡이 절경을 이뤄 광명산, 미지산, 소금강산으로 불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속리산 첫 단풍은 지난 18일 시작됐다. 절정기는 30일로 예보됐다.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속리산 단풍을 조망하기 좋은 곳으로 다섯 곳을 추천했다. 1058m의 천왕봉과 1054m의 문장대 정상에서는 점차 낮은 지역으로 확산되는 단풍경계선을 볼 수 있다. 상환암 주변의 학소대와 상고암 주변의 배석대, 경업대 일원도 단풍의 명소다. 경업대에서는 입석대 주변 암릉과 어우러진 단풍을 볼 수 있다.

△월악산=월악산은 국립공원이 선정한 단풍 탐방로 80선에 포함됐다. 월악산 단풍은 14일부터 시작돼 26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월악산은 1984년 12월 31일 우리나라 20개 국립공원 중 17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행정구역상 제천시, 충주시, 단양군, 문경시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북으로 충주호반이 월악산을 휘감고 동으로 단양 8경과 소백산국립공원, 남으로 문경새재와 속리산국립공원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여져 있다. 주봉인 영봉을 중심으로 만수봉과 마치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나는 모습처럼 보이는 제비봉 등이 아름다움을 자랑 한다. 탐방로는 만수교에서 출발해 만수봉을 올라 만수교로 돌아오는 코스가 8㎞로 5시간 가량 걸린다. 가장 짧은 코스는 제비봉공원지킴터에서 제비봉, 얼음골탐방지원센터까지 4.1㎞로 3시간 30분 소요된다. 원세연·윤평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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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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