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는 수학때문에 미쳤다(김용관 지음)=저자는 수학으로 돈키호테의 행동을 새롭게 분석하는 등 인문학 속에 담긴 수학적 해석을 통해 수학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특히 그리스 신화를 다룬 '신통기', '다빈치 코드'와 '해리포터'같은 베스트 셀러 등 익숙한 작품을 아우르며 각각의 작품 속에 배치된 수학의 세계를 설명한다. 독자들은 책이 제시하는 새로운 수학 공부법을 통해 '수학이 마법처럼 즐겁고 신비로운 세계, 그곳으로 통하는 틈'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의길·296쪽·1만 5000원

△달의제단(심윤경 지음)=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달의제단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섬세하고 정갈한 문체로 유려하게 그려냈다. 인간적 삶의 진실을 언제나 '사랑'이라고 답해온 작가는 사랑의 문제를 가족과 나란히 병치시켜 표현했다. 책은 종가의 전통을 내세워 가문의 위상을 지키려는 할아버지, 서자라는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체성 확립에 어려움을 겪는 손자, 새어머니와 종가의 살림을 보실피는 아낙과 딸 등 등장 인물들이 급격하게 변해가는 시대로 인해 무너진 가치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는 모습을 담았다. 문학동네·264쪽·1만 2500원

△함흥과 평성(북한도시사연구팀 엮음)=책은 도시사 연구의 핵심 쟁점을 '공간성'에 두고 도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일들을 연구 소재로 삼았다. 이에 함흥과 평성이라는 두 도시의 물리적 환경과 구조를 분석하고, 정치적 공간 지배와 물질 경제적 공간 분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삶과 연계된 상호작용을 공간 이론적으로 해석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건축과 지리적 환경을, 2부에서 함흥과 평성의 사회공간론적 인식과 방법론적 분석을 통한 연구를, 3부에서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과 구동독의 도시경험에 대한 글을 다룬다. 한울아카데미·304쪽·2만 9500원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김솔 지음)=마흔이라는 나이에 등단한 늦깎이 신인인 작가는 등단 당시부터 신인답지 않은 정교한 구성력과 해박한 지식, 다양한 문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노련함을 보여줬다. 이광호 문학평론가가 지난해 열린 '제 3회 문지문학상'에서 작가를 소개하며 "이 작가는 한국 소설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뜨거운 예감이다"라고 말한적이 있을 정도. 이번 작품은 그의 '쓰기'에 대한 깊은 사유와 사회 전반에 대한 성찰적인 시각이 독특한 실험 기법으로 구현됐다. 책 안에 들어있는 열 편의 소설을 통해 작가의 개인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기존 한국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과지성사·377쪽·1만4000원

△먼데이 모닝스(산제이 굽타 지음·최필원 옮김)='명품 의학미드'라고 불리는 먼데이 모닝스의 원작 소설이다. 책은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의사들의 피해갈 수 없는 실수가 낱낱이 파헤쳐지는 비밀 미팅을 소재로 삼았다. 책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재능의 한계를 넘나들고 동료들에게 한 인간으로서, 의사로서 실패를 고백해야 하는 헌신적인 다섯 의사의 삶을 묵묵히 따라간다. 실제 CNN 방송의 의학전문기자이자 신경외과 전문의로 활동 중이기도 한 저자는 책을 통해 실수를 통해 배워나갈 수 밖에 없는 의사들의 비애와 치열한 의학의 세계를 담아냈다. 느낌이있는책·424쪽·1만 3500원

△안도현의 발견(안도현 지음)=안도현 시인이 절필을 선언한 후 처음 쓴 글인 이번 작품은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에 대해 쓴 글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사람·맛·숨·생활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로 그려냈다. 1부 '생활의 발견'은 시인이 읽었던 시와 책에 대한 생각 등을, 2부 '기억의 발견'은 제주 4·3사건과 동학농민운동 등 잊어서는 안되는 기억들을, 3부 '사람의 발견'은 시인이 아끼는 사람들에 대해, 4부 '맛의 발견'은 음식에 대해, 5부 '숨의 발견'은 전원생활을 하며 느낀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한겨레출판·436쪽·1만 3500원

△진화론을 낳은 위대한 질문들(프란시스코 호세 아얄라 지음·윤소영 옮김)=한때 신학을 공부하고 사제직까지 얻었던 신학자가 진화생물학자가 된 후 쓴 작품. 사제직을 떠나 진화생물학자가 됐다고 해서 리처드 도킨스같은 무신론자가 됐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작가는 종교의 영역을 인정하되 생명에 관한 설명에서는 지적설계론보다 진화론이 근거가 더 탄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진화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자주 제기하는 20가지 물음을 담고 있다. 지은이는 진화론의 기본 개념부터 인간복제·지능·도덕·언어 등 인간과 사회, 문화와 관련된 주제들을 깊이있게 설명한다. 휴먼사이언스·320쪽·1만 8000원

△청춘은 아름다워(헤르만 헤세 소설·박경희 옮김)=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단편소설집이다. 1900년에서 1954년까지 그가 쓴 백여 편의 단편소설 중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작품은 물론,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거나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까지 총 11편을 엄선해 묶었다. 헤르만 헤세의 단편은 1차 세계대전 영향으로 1900년에서 1914년에 집중됐으며, 전체 단편 소설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작품들이 이 시기에 쓰였다. 헤세는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도 자아 성찰의 시각을 갈고 닦으며 글을 써 나갔다. 문학동네·370쪽·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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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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