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현 유관순기념사업회장 전 국회의원
곽정현 유관순기념사업회장 전 국회의원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동족상잔인 6·25 전쟁 후 휴전 중에 있는 준 전시국가다. 지금도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중무장한 100만 이상의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 기반 위에서 기술되고 교육되어야 한다. 이적 행위와 다를 바 없는 좌편향 교과서가 횡행하는 현행 국사 교과서의 검인정 제도를 더 이상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정통성 훼손은 물론 자유민주주의 체제마저 지탱하기 어렵게 되는 상황이 도래 할 것이 자명하다. 이에 극명한 두 사례를 들어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 체제를 국정화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자 한다.

첫 사례는 유관순 열사의 교과서 수록 문제이다. 우리나라 항일독립운동사의 금자탑은 3·1운동이요, 그 표상적인 인물은 유관순 인데 3·1운동사 기술에서 4개 교과서에서는 유관순 이름 석 자도 넣지 않고 뺐다. 우리의 3·1운동 대상국인 일본에서조차 초·중·고교 일본사 교과서에 유관순 열사의 활약상을 기술하고 있다. 어느 일본 초등학교 6학년 상반기 사회 교과서에는 3·1운동과 조선의 유관순이라는 소제목하에 유 열사의 사진과 함께 활약상을 기술하고 있고 모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총검을 겨누고 있는 일본 군인들 앞에 유관순이 앞장서서 힘차게 만세를 부르는 군중의 조형물 사진도 게재하고 있다.

반면 김일성이 주동했다는 보천보 사건은 8개 교과서에 빠짐 없이 수록되어 있다. 사실대로 기록하는 것이야 막을 이유가 없지만, 1개 면사무소와 경찰주재소 소방서등을 습격한 것을 동아일보 기사까지 영인해서 교과서에 게재하고 침소봉대, 과대 포장해서 일본의 통치기관을 마비시켰다거나 김일성의 이름이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등 장황하게 서술하고 있다. 김일성은 한반도 적화야욕에 광분하여 6·25 남침으로 동족상잔을 일으켜 400만 명의 인명 살상과 국토의 초토화. 전 국민의 두 차례에 걸친 피란살이, 1000만 이산가족 발생, 전쟁 미망인과 고아 양산 등에 이어 외국의 원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계 최빈국을 만든 장본인으로 우리 민족사에서 도저히 용서 받지 못할 인물이다. 지면이 모자라서 유관순 이름 석 자도 못 올렸다면서 김일성에게는 이렇듯 후하고 과찬하는 숨겨진 의도를 모르는 척 슬며시 용인해서는 절대 안 된다.

학부모단체가 공동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중·고·대학생 중 보천보 전투를 아는 학생은 64%인 반면 광복군의 활약을 아는 학생은 13%에 불과했다. 이는 좌편향 역사 교육의 폐해를 단적으로 드러낸 놀랍고 우려되는 현상의 편린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북한의 핵개발을 정당화하고 갈등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는 기술이다. 휴전 중에 있는 적대국인 북한의 핵개발은 우리에게 직접 위협은 물론 세계의 분쟁 거리가 되어 UN의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 개발은 핵을 이용한 군사적 안전보장을 통해 군사비를 줄이고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계획이고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견제하면서 북미간의 갈등이 증폭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개발 홍보물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국사교과서 발행 체제를 더 이상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쓰러지게 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종전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국사 교과서의 발행은 반드시 국정으로 전환돼야 한다. 역사는 정확하게 기록하고 정직하게 가르쳐야 한다. 김유신이 삼국통일의 영웅이요, 이순신이 임진왜란의 영웅이라면 유관순은 항일독립운동사의 금자탑인 3·1 운동의 영웅이다. 이러한 영웅들을 묻어버리면 희망과 미래가 없는 민족이 된다. 영웅들이 역사 속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할 때 후손들이 그 빛을 바라보며 자긍심을 느끼고 애국심이 발현하도록 훈육하는 것이 역사교육의 목적 중 하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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