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상승·선수 육성 큰 명성 '맹훈련 혹사' 부정적 시각에도 한화 팬 등 사령탑 영입 열망

가을야구가 한창이지만 야구팬들의 관심은 온통 김성근<사진> 감독의 거취에 쏠려 있다. 특히 아직 새로운 사령탑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화 이글스 팬들 사이에는 김성근 감독의 선임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공식 홈페이지나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구단 측이 김성근 감독 영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특히 한 포털 사이트에는 `제10대 한화 감독, 김성근이어야 한다`는 청원이 시작돼 21일 오후 5시 현재 모두 948명이 서명을 마쳤다. 또한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주말 김성근 감독을 대전에서 봤다는 목격설이나 한화 김승연 회장이 김 감독 영입을 직접 지시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나오며 김성근 감독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가히 `김성근 신드롬`이라고 할 만하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한화의 장기화된 부진 탈피를 위해서는 반등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한화는 이번 시즌 역시 탈꼴찌에 실패하며 지난 2009년 이후 최근 6년간 5차례나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올해의 경우 시즌 전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인해 부진 탈출에 대한 기대가 어느 해보다 컸던 만큼 실망감 역시 컸다. 다음 시즌 반등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 김성근 감독을 요구하는 팬들은 김성근 카드가 성적 반등의 강력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한 조련을 통해 성적과 선수 육성을 동시에 해내는 명장이라는 김성근 감독에 대한 평가를 신뢰하는 것이다.

이 같은 팬들의 기대에 대해 김성근 감독 본인은 "감사하지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부 팬 사이에서 회자됐던 `대전 목격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김성근 감독은 21일 대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꾸 똑같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 점이 답답하다. 아직 어느 구단에서도 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감독 선임은 구단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거취에 대해 내가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아직까지도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팬들에게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대전에 갔다고 하는 날에는 결혼식 주례를 보기 위해 대구에 내려갔다가 부산으로 갔었다"며 "어느 곳을 방문할 때마다 억측이 나오니 당황스럽고 움직이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김성근 감독의 한화 차기 감독 선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없지 않다. 김성근 감독 하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선수 혹사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가장 큰 이유다.

김성근 감독이 떠난 이후 LG트윈스와 SK와이번스가 겪은 부진의 이유가 선수 혹사 때문이라는 평가도 분명 존재한다. 또한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상 기존 선수단, 프론트 등과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한 지역 야구계 인사는 "분명 김성근 감독은 선수 육성이나 성적 향상에서 본인만의 노하우를 갖고있는 명장임에는 틀림없다"며 "하지만 단점 역시 분명히 있다. 성공적인 감독 선임을 위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팀의 미래에 맞는 사령탑을 냉정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 역시 감독 선임을 앞두고 다양한 추측이 도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전까지 한화 구단은 내부 승격에 무게를 두고 감독 선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룹의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한화 관계자는 "새 감독 선임을 앞두고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모두 추측일 뿐"이라며 "최종 결정권은 그룹에 있는 만큼 현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새 시즌 준비가 곧 시작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선정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9개 구단 가운데 다음 시즌을 사령탑을 결정하지 못한 팀은 한화와 롯데만 남은 상황. 새 사령탑 선임을 두고 이어지고 있는 한화의 장고가 어떤 결론을 맺을 지 주목된다. 오정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정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