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설토토 왜 근절 안되나

불법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 증가로 도박 중독자가 늘고 있지만 이들 운영자들이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경찰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불법사설 토토 사이트의 경우 성인인증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베팅액도 제한이 거의 없어 청소년들의 도박중독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1일 대전경찰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된 건수는 2010년 27건에서 2011년 73건, 2012년 187건, 2013년 754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 7월까지 736건이 적발됐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는 불법 스포츠 토토 시장규모를 7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공식사이트인 스포츠토토 `배트맨`을 제외하면 모든 사이트가 불법운영되고 있는 것이어서 실제 운영되는 사이트는 적발된 것에 비해 더 많다.

문제는 이 같은 사이트들이 대부분 음성적으로 운영되고 일부 가입자들에게만 사이트 주소를 변경해 알려주다 보니 실제 회원수를 파악하는 것 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또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실제 운영자까지 검거하는 것도 드물다.

최근에 11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는 불법토토 사이트 업주를 검거한 대전경찰의 경우도 회원들이 배팅한 돈을 입금 시킨 계좌에서 최종 운영자에게 들어가는 계좌까지 10여 개 넘는 계좌를 거쳤다. 사용되는 계좌 대부분 대포통장이며 최근에는 동남아인 등 외국인들의 계좌까지 이용돼 검거에 한계가 있다는 것. 이들 일당이 사용한 대포통장만도 400여 개에 달해 계좌추적에만 수개월이 걸린다. 온라인에서 시작해서 오프라인 수사까지 전담 하다 보니 한 명의 운영자를 검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청소년들의 불법 토토 사이트 이용도 문제다. 지난 2012년 대전경찰이 불법스포츠 토토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하고 회원들 400여 명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청소년 이용자가 150여 명이나 됐다.

김선영 대전지방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개설하는데 많은 돈이 들지 않고 사이트 도매인도 쉽게 변경이 가능하다 보니 불법사이트 근절이 쉽지 않다"며 "이용자들의 처벌이 대부분 벌금형이다 보니 쉽게 다시 불법 토토에 손을 대고 있어 이들에 대한 사후조치로 도박중독 치료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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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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