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g도 포착땐 전국 어디든 출동"

 대전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임형희 수사대장과 강용구, 윤찬석 형사(오른쪽부터)가 마약 간이 시검을 하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임형희 수사대장과 강용구, 윤찬석 형사(오른쪽부터)가 마약 간이 시검을 하고 있다.
"필로폰 1회 투약량 0.03g을 찾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21일 69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대전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대원들을 만났다. 마약수사대에게는 전국이 수사무대다. 단 0.01g의 마약이라도 이동 경로가 포착되면 전국 어디로든 즉시출동한다.

지난 6월 인천에서 미국 원어민 강사 마약 유통책 및 투약자를 잡을 때도 몇 일 밤낮을 새가며 이들의 행적을 쫓은 결과 해외 마약 밀반입 루트와 국내 유통책을 일망타진하는 성과를 냈다.

임형희 마약수사대장은 "마약사범은 은밀하고 은둔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사의 어려움이 따른다"며 "마약은 아무리 극소량이라도 조금만 투여해도 범죄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극 소량이라도 유통되는 과정 모두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장은 이어 "대전청 마약수사대는 마약수사에 베테랑인 강용구, 윤찬석 형사를 필두로 유상준 경위와 박정훈 경장이 한팀을 이뤄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팀원들이 지난 6월 미국 원어민 강사 마약사범도 유통경로를 파악하고 투약자를 색출해 내고 최근 이들의 상선을 잡아내는 등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인천에 거주하는 재미교포 원어민 강사가 마약 유통에 관련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시작한 수사는 원어민 강사 뿐만 아니라 지난달 이들의 상선 유통책을 잡아내며 대략 마무리가 됐다.

이들의 상선인 김모(51)씨를 잡는 과정은 흡사 영화와 같았다.

강용구 형사는 "김씨가 경찰이나 수사당국에 행적을 밟힐까봐 차를 사용하지 않아 잡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위치추적 등을 통해 김씨의 행적을 밝혀냈고 뒤를 쫓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강 형사는 "그러던 어느 날 부산에 거주하고 있던 김씨가 기차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가 마약을 판매하고 부산으로 내려온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우리 마약수사대는 곧 바로 인력을 투입해 1개조는 부산역으로 1개조는 대전역에서 김씨가 이용할 것 같은 기차에 올라탔다"고 전했다.

대전역에서 기차에 올라탄 강 형사와 윤찬석 형사는 곧 바로 은밀하게 기차를 수색하기 시작했고 안양시 쯤 다다랐을 때 김씨로 보이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윤 형사는 "몽타주 등 과 비교해 얼굴이 많이 수척해 진 모습이었지만 귀모양이 특히 똑같았다"며 "우리는 김씨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 형사는 "김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타고 있던 옆 자리에 앉아 김씨의 이름을 부르자 곧 바로 반응을 보였다"며 "그렇게 기차 내에서 김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마약수사대의 수사에는 철칙이 있다. 마약수사대는 절대 수사관이 혼자 움직이지 않는 것. 투약자들이 자신들이 경찰에 잡힐 상황을 대비해 이른바 '몰래뽕(경찰의 주머니나 물건에 몰래 마약을 넣어놓는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대장은 "마약사범은 절대 방심을 해서는 안된다"며 "몇 해 전에는 경찰관이 몰래뽕을 당해 복잡한 일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 대장은 "하지만 정보와 유통 경로가 중요한 마약사범에서 첩보원 관리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수사 뿐만 아니라 각종 상담과 투약자들의 재활도 돕고 있다"며 "투약자들의 재활을 돕고 이들이 새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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