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경제교육 방법

올바른 습관을 어릴 때부터 들이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교육도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더 효과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최근 조기 경제교육을 통해 자녀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과거 초등학생 경제교육이 용돈기입장을 쓰는 것에 국한됐다면 지금은 체험학습, 습관 들이기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효과적인 학습을 통해 생활 계획을 세우는 습관을 일찍부터 들여 놓으면 인생을 더욱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최선규 초등경제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생 경제교육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경제 습관·기회비용 인식 등 부모 역할 중요=경제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경제 습관이 곧 아이들의 경제 습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엄마가 가계부를 쓰면서 아이에게 용돈 기입장을 쓰도록 하는 것처럼 부모가 현명한 경제 습관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경제교육이 된다.

다른 습관이 행동 양식을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비 습관 역시 아이들의 경제 생활 패턴을 좌우한다. 경제를 생산·분배·교환·소비의 과정이라고 본다면 아이들은 이미 경제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엄마 심부름을 하고 받은 돈 1000원 중 700원은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300원은 저금`이라는 과정에서 1000원을 받은 것은 생산, 700원과 300원으로 나눈 것은 분배, 700원과 아이스크림을 바꾼 것은 교환, 아이스크림을 먹은 것은 소비이기 때문에 일련의 경제 과정이 모두 들어있다. 이때 기회비용의 개념을 가르쳐 체득을 시켜야 한다. 700원으로 아이스크림을 살 것인지, 호빵을 살 것인지를 두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부모들이 경제 이야기를 해 줄 부분도 생활 곳곳에 많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경제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엄마 아빠는 옛날에 이랬는데…` 식의 경제교육은 아이들이 경제와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용돈계약서 등 효과적인 용돈 기입장 쓰기=용돈 기입장을 쓰게 하려면 먼저 용돈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자신의 수입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올바른 지출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용돈계약서는 일반 계약서의 형식을 빌어 용돈 지급 일시와 액수, 용돈을 어디에 사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표기, 근로나 부모의 일을 도울 경우 부모가 아이에게 추가적으로 지급하는 용돈 등을 정리한다.

계약서를 작성했다면 용돈 기입장을 크게 수입과 지출, 잔액 등으로 나눠 작성한다. 수입은 용돈계약서에 의해 정해진 날에 지급되는 고정수입, 부모의 일을 도울 경우 발생하는 근로 수입, 그 외에 친척이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받는 용돈인 증여수입 등 세 가지로 나눈다. 이 세 가지 특성의 수입을 통해 자녀들이 본인에게 들어오는 돈이 어떤 경로를 통해 오는 것인지 알게 된다. 특히 용돈이 부족할 경우 몸을 사용하면 더 많은 소득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과, 가끔은 생각지 못했던 소득도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출은 소비, 나를 위한 계획, 우리를 위한 계획, 기쁜 마음으로 기부를 하는 `희사(喜捨)` 등 4가지로 나눈다. 소비는 용돈계약서에 표기된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돈을 말한다. 나를 위한 계획은 가격이 큰 장난감을 사는 등 자신의 미래를 위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모으는 돈이며, 우리를 위한 계획은 부모님의 생일이나 기념일의 축하 등 주위 사람들을 위해 모으는 돈을 말한다. 희사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나 사회 전체를 위해 모으는 돈이다. 마지막으로 잔액은 아이의 지출에서 나를 위한 계획, 우리를 위한 계획, 희사 등은 그대로 남기고 소비만 잔액으로 바꾸면 된다. 나를 위한 계획, 우리를 위한 계획, 희사의 경우 아이의 지갑에서는 지출이 되지만 저금통이나 은행통장에 수입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신의 저축이 다시 수입이 돼 더 큰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된다.

◇생활경제 익숙하면 경제 흐름 알아야=좋은 경제 습관을 들이는 것과 용돈기입장을 쓰는 것에 악숙해졌다면 다양한 경제 교육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생활 경제에 국한된 생각을 기업 경제나 사회 경제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게 되면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을 아는데 효과적이다.

대전상공회의소가 매년 진행하는 `창의적리더 기업가정신 경제교실`은 어린이들에게 기업이 무엇인지, 왜 이윤을 내야 하고 그 이윤을 어떻게 쓰는 것이 사회를 위한 일인지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 등의 보조 수단을 사용해 기업의 신상품 개발, 일자리 창출, 올바른 세금 납부가 사회를 위한 역할이라는 점 등을 교육한다. 특히 가상기업을 설립해 아이템 선정, 광고와 판매전략 등의 수립 등을 발표하며 기업가 정신도 함양할 수 있다.

대전경제교육센터가 주관하는 초등학생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실물체험 경제교육, 경제캠프 등을 연중 운영하고 전문강사들을 초청해 생활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경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본 경제 지식을 게임형식과 체험활동 위주로 설명해 아이들의 흥미 향상과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선규 소장은 "다양한 체험 과정을 통해 `기업가`의 정신을 가질 수 있다"며 "이 교육을 통해 기업의 이윤과 사회 환원 등 기업 경제의 구조와 생태, 나아가 사회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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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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