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 말랄라 유사프자이 지음·퍼트리샤 매코믹 지음·박찬원 옮김 문학동네·288쪽·1만2000원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파키스탄 출신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17세 소녀인 말랄라는 노벨상 전 부문을 통틀어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세간의 관심을 이끌었다.

그녀는 탈레반에 맞서 아이들의 교육권을 주장하다 테러리스트들의 보복으로 머리에 총을 맞았다. 사경을 헤매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후 탈레반의 살해 위협에도 아동 교육권을 옹호하는 활동을 끊임없이 펼친 인물이다.

유사프자이는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 이후 기자회견 자리에서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은 그동안의 업적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면서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는 세계 각지의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아동 교육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탈레반의 총에 맞은 소녀',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소녀'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녀의 삶을 조명한 도서가 출판 돼 눈길을 끈다. 문학동네가 펴낸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해석 돼 한 소녀가 어떻게 평화의 전사가 됐는지를 그린다.

2012년 10월, 파키스탄 스와트에서 15살 소녀가 탈레반에 의해 총격을 당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로 퍼진다. 납치와 살인, 자살 폭탄 등 무장 세력에 의한 범죄가 끊이지 않았지만 한 아이가 공격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세계는 공분한다. 말랄라가 피격을 당한 이유는 단지 아이들의 학교에 갈 권리를 주장했다는 것. 피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파키스탄 전역에서 '나는 말랄라'라고 적힌 피켓들을 든 학생 시위대가 일어났다. 유엔과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인사들이 말랄라에 대한 뜻에 지지를 선언하고, 2013년 최연소 노벨평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후 201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이야기다.

특히 이 책은 파키스탄의 아름다운 마을에서 태어난 한 소녀가 탈레반에 맞서 자신의 신념에 따라 교육운동을 전개해 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정하면서도 힘 있는 말랄라의 삶과 그 속의 이야기들은 읽는 이를 파키스탄의 밍고라 언덕 너머 개울을 낀 소박한 풍경 속으로 인도한다.

극적인 경험을 통해 가까스로 살아난 말랄라지만 그녀는 사소한 일로 동생들과 다투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인물이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말랄라는 학교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파키스탄의 현실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운동을 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1인칭으로 서술되는 말랄라의 이야기다. 수많은 난관 속에서 신념을 지켜 나가는 한 가족의 삶과 테러리즘의 공포에 일상을 잠식당한 파키스탄 아이들의 현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세력의 실체를 선명하게 묘사한다.

말랄라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은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출판됐다. 하지만 이번에 출판된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는 그녀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시점에 펴냈다는 점, 특히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읽기 쉽게 그려진 점이 눈길을 끈다.

해외 언론 서평에서도 찬사는 쏟아진다. '말랄라의 가장 대단한 점은 그녀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 지와 함께, 누군가 그 아이에게 읽고 쓰기를 가르쳐 주기만 한다는 어떤 아이라도 말랄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냈다는 것이다'. (뉴요커)

'모든 사람이 이 파키스탄 소녀가 해낸 일을 똑바로 보았다. 스와트의 밍고라, 그녀가 살던 곳의 산과 강이 통째로 탈레반의 치하로 곤두박질 칠 때 그녀는 스스로의 용기로 저항의 상징이 됐다'. (베니티페어)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바꾸기를 꿈꿨던 마침내 세상을 바꾼 말라라의 이야기다. 진실이, 한 사람의 시작이 세상을 바꾸는 모습을 들춰보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권한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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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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