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OECD가 지정한 규정에서 이미 2000년대에 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를 넘었다. 이른바 '고령화사회'로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인들이 겪게 되는 고충을 살펴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인 빈고(貧苦), 인간관계의 단절인 고독고(孤獨苦), 젊은 시절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멀리 독일의 수천 미터 갱 속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사회적 역할을 상실한 무위고(無爲苦), 심신의 건강 악화로 병마와 싸우는 병고(病苦) 등에 신음하며 하루하루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노인들을 유혹하는 악마들과도 계속 싸움을 하고 있다.

대전에 사는 A할아버지는 말레이시아에 본점을 두고 있고 많은 기업에 투자를 하여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말에 속아 G머니를 구입해 아껴 두었던 소중한 돈을 날린 적이 있다. G머니를 구입하면 매달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통장으로 돈이 꼬박꼬박 들어와 노년을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다는 말에 속은 사례다. 청주에 사는 M할머니는 소화가 안 돼 고생하던 중 방문판매원으로부터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을 구입해 복용했다. 하지만 병세가 호전되기는커녕 복통이 자주 찾아와 반품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아산에 사는 K할아버지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토지(13억 상당)를 보상받게 됐다. 거액이 생겼다는 소문이 퍼져 하루하루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던 중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B가 K할아버지에게 안전계좌를 만들어 주겠다고 접근했다. K할아버지는 B를 믿고 하루 이체 한도인 1억 4000만 원을 송금, 그 돈을 모두 잃고 말았다. 이 밖에도 노인들을 중심으로 노리는 피해 사례는 사은품 제공, 공연화 상술, 효도관광, 행운의 복권 당첨, 공공기관원 사칭, 전화권유 판매, 통신 판매, 상조회 가입 등 각종 유혹들이 도처에서 도사리고 있다. 노인 소비자의 특성은 노화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와 은퇴자, 고령자, 배우자 사망 등의 역할 상실, 새로운 역할 부여에 따른 심리적 변화가 주요 어려움으로 꼽힌다. 사회적으로는 경제사정의 악화도 한몫을 하고 있으며 노인이 되면 생각과 행동이 다시 순수한 어린이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빈고, 고독고, 무위고, 병고와 싸우며 힘들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노인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 모두도 미래 노인이 되고 다시 아기가 돼 어려운 삶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지하 대전소비자연맹 교육위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