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옮기고 싶다면…

△밍로는 어떻게 산을 옮겼을까?(아놀드 로벨 지음)=산에서 떨어지는 돌덩이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던 밍로와 아내는 참다 못해 산을 옮기기로 결심한다. 밍로는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노인을 찾아가 산을 옮기는 방법을 묻고, 노인은 통나무로 밀어내기, 소란을 피워 산 쫓아내기 등의 방법을 가르쳐 주는데 과연 그 방법이 통할까? 미국의 작가 아놀드 로벨이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중국 고사 '우공이산'을 풀어냈다. 지혜로운 노인이 가르쳐 준 어리석은 방법으로 산을 옮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리 귀띔하자면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할머니와 로봇곰의 우정

△막난 할미와 로봇곰 덜덜(안오일 글·조경규 그림)=어느 날 동사무소 직원들이 막난 할머니에게 선물을 하나 가져온다. 혼자사는 노인들의 친구가 되기 위해 발명된 로봇곰 샤카스. 할머니의 표정을 감지하고 말하는 로봇은 제법 신통하게 재롱을 부리고 위로를 한다. 샤카스라는 이름대신 '덜덜'이라는 애칭을 얻은 로봇곰이 개성강한 막난 할머니와 투닥 거리면서도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이 유쾌하고 신선하다. 독거노인에게 로봇곰이 친구가 되어 준다는 이야기는 동화지만 전혀 딴세상 이야기 같지 않다. 말동무 해줄 사람이 없어 로봇이 대신 한다는 것은 조금 슬프기도 하지만 덜덜이 처럼 속 깊고 귀여운 친구라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쫓고 쫓겨도 즐거워요

△강아지와 염소새끼(권정생 시·김병하 그림)=개구쟁이 강아지는 새끼 염소에게 다가가 놀자고 조르지만 염소는 강아지가 귀찮기만 하다. 아무리 모른체를 해봐도 계속해서 달려드는 강아지 때문에 화가난 염소는 급기야 강아지를 들이 받으려고 들고 강아지는 도망가며 계속 약을 올린다. 염소와 강아지가 쫓고 쫓기며 풀밭을 달리는데 어째 그 모습은 싸우는 것 보다는 뛰노는 것에 가깝다. 소박한 권정생 시인의 시를 김병하 그림작가가 재해석한 동화는 짧지만 따뜻한 문장과 단순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어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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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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