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폐수 금강 유입·독성가스 주택가 확산 등 우려

<속보>=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대규모 화재로 대기와 수질오염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본보 1일자 6면 보도>

불이 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이 금강을 비롯해 인근 주택가, 고층 아파트와 인접해 있는 만큼 타이어가 불에 타면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대기 중으로 확산되거나 불을 끄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방폐수와 폐기물 등이 지표를 따라 강물에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폐타이어의 환경친화적 관리를 위한 기술지침서`에 따르면 타이어는 불에 타면서 중금속을 포함한 재와 황화물, 벤젠 등의 방향족 탄화수소 등을 만들어 낸다. 타이어의 종류와 연소 속도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불완전연소할 경우 잔류성 유기오염물질로 남게 된다.

또 타이어가 타면 고무가 열분해되면서 기름기가 함유된 폐기물이 생기는데 이 기름 폐기물이 빗물이나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뿌린 물과 함께 지표를 흐르거나 지하수, 인근 하천으로 유입된다. 통상 타이어 100만 개가 불에 타면 약 20만ℓ의 기름이 누출된다. 기름 폐기물은 심각한 오염원인 데다 불에 탈 가능성도 있다. 화재 현장의 화학소방차 1대는 많게는 1만ℓ의 소방수를 싣고 있다. 이번 화재에 투입된 소방차는 화학소방차 3대와 펌프차 30대, 물탱크 5대 등이다.

소방방재청 이용숙 유독가스담당은 "타이어가 연소할 때 일차적으로 이산화탄소와 연탄가스 중독으로 많이 알려진 일산화탄소, 황산화물 등이 발생한다"며 "타이어의 주성분은 고무이지만 공정 중에 황 성분이 필요한데 여기서 독성가스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학물질의 경우 화학물질안전원 등에서 유출 시 확산 범위에 대한 정보나 대피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화재의 경우 관련 정보를 접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 사고로 인한 수질오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금강과 갑천이 만나는 합류 지점과 5㎞쯤 떨어져 있어 이번 진화에 쓰인 소방수 등이 금강으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4월 아모레퍼시픽 화재 발생 당시 갑천으로 소방폐수가 유입되면서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대로 비나 소방수가 없을 경우 벤젠, 염화수소, 다이옥신, 비소, 카드뮴, 니켈, 아연, 수은, 크롬 등의 오염물질과 중금속이 대기 중으로 확산될 수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대전충남 지역에서 비슷한 유형의 화학물질 유출사고, 대형 화재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사고에 대한 복원이나 환경정화, 지역 주민의 피해에 대한 대책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이런 사업장의 경우 내부에서 어떤 물질을 얼마나 어떻게 취급하는지 파악이 안 돼 있고 체계적 관리도 안 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대호·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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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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