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대전시청 이나영 한국 첫 3관왕… 그녀의 스토리

지난달 30일 경기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볼링 여자 5인조 경기에서 개인종합우승을 차지한 이나영이 웃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경기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볼링 여자 5인조 경기에서 개인종합우승을 차지한 이나영이 웃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볼링의 자랑` 이나영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3관왕에 올랐다.

이나영은 지난달 30일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볼링 5인조 경기에서 개인점수 1256점을 기록하며 전 경기 합산 5132점으로 개인종합 1위에 올랐다.

지난 24일 개인전 동메달을 시작으로 2인조, 3인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나영은 이날 개인종합 금메달을 추가하며 아시안게임 3관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선수로서의 길이 지금처럼 화려했던 것만은 아니다. 복수초와 문화여중, 둔산여고를 거치며 청소년대표로 선발되는 등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실업 선수로 데뷔한 이후 소속팀인 대전시청팀에서는 여자 볼링계의 스타인 최진아에 가려 만년 2인자로 남아야 했다. 그리고 지난 2009년에는 방황 속에 선수 은퇴를 결심하기도 했었다.

이나영은 "특별히 부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 있었고, 대학을 다니면서 처음 접한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공부도 계속하고 싶었다"며 "선수 은퇴를 결심하고 부모님에게도 진지하게 말씀을 드렸었다"고 말했다. 방황하던 이나영을 다시 붙잡은 것은 바로 아버지 이영호 씨의 갑작스러운 사고였다. 그녀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던 아버지가 근무 도중 심한 화상을 입은 것이다.

이나영은 "부모님께서 은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말씀하시던 때였다. 그 과정에서 사고가 나니 모든 것이 다 내 책임인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사고 이후 독하게 마음을 다잡은 이나영은 결국 국내 무대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나영은 이 과정에서 팀 선배였던 최진아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지나 언니 때문에 제가 팀에서 항상 2인자였다고 하지만 워낙 배울 점이 많은 선배여서 선수로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기량과 훈련에 임하는 자세, 멘탈 등 선수로서 배운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3관왕에 오른 소감에 대해 이나영은 "3관왕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둬 너무 기쁘다. 대회가 끝나면 제주도에서 전지훈련 중인 대전시청팀 동료들에게 돌아가 부둥켜 안고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5인조 경기 결과가 좋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남은 마스터즈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나영은 1일과 2일 열리는 마스터즈 종목에 나서 대회 4관왕에 도전한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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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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