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노래하는 시인 '유리상자' 멤버 이세준

사진=제이제이홀릭미디어 제공
사진=제이제이홀릭미디어 제공
`그대도 나도 아닌 다른 이유로 / 아파해야 했던 날 참아준 그대 /약속할게요 더 이상의 눈물은 없을 거란 걸`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때 결혼식장 축가하면 무조건 0순위로 꼽혔던 곡이 있으니 바로 유리상자의 `신부에게`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환상의 화음, 그리고 아름답고 서정적인 노랫말로 21세기 음유시인을 자청했던 `유리상자`. 1997년 `순애보`로 데뷔해 18년 간 팬들의 곁을 떠나지 않으며 지친 일상에 위로의 음악을 지금도 우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특히 요즘은 멤버들이 각자 솔로활동으로 다양한 모습을 팬들에게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유리상자의 멤버 중 한 명인 이세준씨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소극장 공간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공연을 앞둔 이씨를 e-메일 인터뷰로 만나봤다. 다음은 이씨와의 일문일답.

- 대전에서 소극장 콘서트를 진행하게 됐다. 기분이 어떤가?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의 소극장 공연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이세준이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첫 공연인데 대전에서… 그것도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제 솔직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정말 많이 준비했으니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요즘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적성에 맞는지?

"예능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KBS의 `불후의 명곡`과 JTBC의 `히든싱어` 정도인데요, 저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음악프로라고 생각하고 출연하고 있어요. 웬만한 음악 프로그램보다 음악에 더 깊이 다가가는 구성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특히나 `불후의 명곡`은 제 솔로 활동의 기폭제가 되어준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죠."

- 유리상자의 또 다른 멤버인 박승화 씨는 상대적으로 요즘 활동이 뜸 한 것 같다. 박승화씨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웃음)얼마전부터 텔레비전에서 잘 보이지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저보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솔로 활동을 겸하고 있습니다. CBS FM `박승화의 가요속으로`를 지금도 꾸준히 진행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요. 그 외에 작은 공연과 게스트 등으로 참여하면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유리상자의 새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앨범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우선 제 솔로활동을 마무리하는 공연이 대전, 서울, 제주에서 끝나면 바로 신곡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번 신곡은 정규앨범은 아니고 디지털 싱글이 될 것 같은데 한 두곡 정도를 11월 중 발표하고 또 공연도 하고 그럴 예정입니다. 앞으로 한 달 조금 남았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면 감미롭고 아름다운 음악을 팬들에게 선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세준 씨는 `절대미성`으로 유명하다.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한 본인만의 관리 비결이 있는지?

"(웃음)우선 감사합니다. 저라고 해서 뭐 특별한 건 없구요, 목에 안 좋다는 것 들… 예를 들면 담배, 술 등은 멀리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시끄러운 곳을 안 좋아하는데 그게 도움에 되는 것 같아요. 시끄러운 곳에서 큰소리로 떠들고 노래하는 게 목에 많이 안 좋더라구요."

- `유리상자`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식상한 표현일수도 있지만 박성화씨와 함께 유리상자라는 이름으로 오른 무대와 순간들이 다 기억에 남고 최고의 순간들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굳이 꼽으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첫 앨범 받아보던 순간의 설렘을 잊을 수 없겠죠? 뿌듯함과 함께 눈물이 나도 모르게 나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겠죠. 또 유리상자라는 이름으로 첫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던 날도 기억에 남습니다. 가수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살게 된 잊지 못할 순간이었죠."

- 자극적인 음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한국 음악계에서 유리상자는 그야말로 듣는 이들에게 `힐링`을 안겨주는 음악을 세상에 내놓고 있는데 유리상자만의 음악적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음… 한마디로 느림의 미학이죠. 정서가 있고 여백이 있는 음악.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이 버거운 분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길 희망합니다. `트렌드`가 아니라고 다 구닥다리는 아니니까요."

- 유리상자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이세준이라는 이름을 내건 콘서트를 하는 기분이 어떤가?

"다시 신인이 된 것 같아요. 단순히 마음가짐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고, 실제로 혼자서는 모든 무대가 신인 때의 그 느낌과 거의 흡사합니다. 그래서 아주 재미있죠."

- 마지막으로 곧 만날 대전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제가 했던 많은 음악적 소스를 소극장에 잘 풀어 놓을 생각입니다. 함께 공연해주실 기타리스트 함춘호 씨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유리상자 엠포 솔로음악뿐 아니라. 대한민국 명곡들을 제 색깔로 꾸미는 순서도 준비하고 있어요. 깊어가는 가을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꼭 많이 찾아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최신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