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세종체류 단 97일, 대부분 서울공관 머물러 市 공무원 정착 기조 상충

정홍원 국무총리가 취임과 동시에 세종시 체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지만 실제로는 세종공관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서울공관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국무총리비서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총리는 세종시 총리공관에 전입 신고를 마친 지난해 3월 5일부터 올해 7월 말까지 해외 일정을 제외한 전체 국내 숙박 359일 중 서울공관에서 262일(73%)을 지냈다.

반면 세종공관에는 단 97일(27%)만 머물러 나흘 중 하루 정도만 세종공관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에서 머물렀던 97일 중에서도 27일은 주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평일 중에 70일 만을 세종공관에서 숙박한 셈이다. 정 총리의 서울 숙박에 대해 국무총리비서실측은 청와대 일정을 비롯해 서울청사회의, 수도권 행사, 기타 서울 일정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서울로 출장을 오가는 일선 공무원들도 서울 숙박을 해도 좋다는 말인가"라면서 "이는 일정을 핑계 삼아 서울에서 체류한 것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 총리의 두 집 살림은 그동안 세종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얘기해 왔던 발언과도 상충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정 총리는 지난해 4월 "외빈 접견이나 주요 행사 등을 세종시에서 개최해 세종시가 행정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며 세종시 업무 정착을 위한 공무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또한 올해 3월에도 "국무회의와 국가정책조정회의는 물론 각종 외빈 행사를 서울이 아닌 세종에서 진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정 총리는 세종공관이 아닌 서울공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김 의원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거나 자비로 주거 공간을 마련한 일선 공무원들과 달리 국무총리가 모범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서울공관 유지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세종공관을 적극 이용해 공무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울=우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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