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저지 민간조사단 대마도 현지답사 자료 수집 화상 흔적·왜구 고려말 집중 침입 등 결정적 증거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고려시대 후기 왜구에 의해 약탈된 것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대마도서 훔쳐온 부석사 불상과 동조여래입상의 반출 경위를 밝히기 위해 문화재청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같은 주장은 조사위원 선정과 조사위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문화재환수국제연대와 한일문화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민간조사단은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일본 대마도의 관음사, 해신신사 등 불상이 보관돼 있던 사찰과 신사의 변화를 확인하고 일본의 약탈 근거를 입증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대마도를 방문, 조사활동을 벌였다.

이들 조사단은 조사 활동을 통해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동조여래입상 그리고 대세지보살 등 대마도 소재 주요 불상 대부분이 화상을 입었다는 일본 측 자료를 확보했다. 화상의 흔적은 약탈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먼저 일본 마이니치신문사가 발행하는 `불교예술(275호·2004년 7월호)-동양미술과 고고학의 연구지`에 수록된 `장기현과 사가현에 도래한 금동불상 일람표`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도래한 불상 101점 중 55점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중 조선시대 불상은 4점이고 51점은 신라 및 고려시대 불상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는 고려 말 집중됐던 왜구의 침입과 무자비한 방화, 약탈이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으며 특히 불상 소장처가 왜구들의 근거지인 대마도에 집중돼 있는 것은 당시 상황을 말하고 있다고 조사단은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대마시립도서관에 소장 중인 `대마의 미술(1972년 발행)`에서 재확인되고 있다. 대마도 지역의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에서는 불상이 화상을 입거나, 파손되어 있음이 사진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중부대 김경임 교수는 "일부 학계에서 주장하듯 교역과 기증에 의한 취득이라면 당시에 신앙적으로 경배의 대상인 불상이 화상, 파손 등 심각한 훼손을 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일본에서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사단은 최근 발행된 잡지인 `대마의 자연과 문화`에서도 왜구의 침입과 약탈에 대한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책자 뒤편에 `왜인에 의한 고려국 왜구 약탈지`라는 지도에는 1376년부터 1380년까지 왜구의 약탈 지역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이 중 서산 지역도 포함돼 있었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고려 말에 집중된 왜구들의 무자비한 약탈로 불상, 범종, 청자 등이 집중적으로 반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그중 손상되지 않은 것은 일본 중앙무대로 뇌물 등으로 상납됐고 사가현과 장기현 등 왜구들의 주요 활동지역에는 손상된 유물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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