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좌불안석이다. 갑자기 나온 얘기는 아니지만 요즘 들어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데다 국민적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연금 개혁안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을 하면서도 그 범위에 대해선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다른 직종에 비해 박봉이었지만 연금하나 믿고 버텨왔는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그동안 공무원은 인기 직종이었다. 맞벌이 공무원일 경우 중소기업 사장님 수준의 연금을 받는 사례도 있다. 외벌이 공무원이라도 퇴직 후 크게 돈 걱정은 하지 않은 만큼의 연금이 보장됐었다.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며 서울시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103대1까지 올라간 적도 있다. 서울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대기업 수준으로 올라선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워낙 높다 보니 '공시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연금개혁안 논란 이후 공채 경쟁률이 하락했다는 소식은 없지만 곧 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취업난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당장은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줄진 않겠지만 이전보다는 선호도가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현직 공무원들도 자녀들에게 '이젠 공무원은 안된다'고 할 정도로 연금개혁안이 공직사회를 흔들고 있다. 정년을 몇 년 앞둔 공무원들은 연금개혁안 추이를 지켜보며 계산기 두드리기에 바쁘다. 연금 손익계산을 해보기 위해서다. 언제 퇴직하는 게 유리할지를 놓고 고민이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 개혁안 이전의 연금을 받기 위해 조기퇴직을 생각해 보지만 퇴직 후 일자리 찾기가 만만치 않다. 세월호사건 이후 일명 '관피아' 논란이 일며 재취업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요즘 공무원들이다.

올해 초부터 본격화 되기 시작한 공무원연금 논란이 거세지며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공무원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정직종은 명퇴자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공무원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이왕 논의가 시작된 연금개혁이 공무원들의 반발로 중단될 수는 없지만 공무원들로부터 일정부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안마련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될 수 있다. 김재철 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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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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