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때 근무평정 반영 확대' 경찰 인사제도 개선안 찬반 분분

경찰청이 내년부터 근무평정 비율 확대를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지역 경찰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임한 강신명 경찰청장이 강조한 업무중심 현장강화를 위해 승진요건에 근무성적 배점을 확대하는 경찰 인사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현행 심사와 시험 등 두 가지 방법으로 실시되는 승진제도에서 근무평정 비율을 각각 15%p 상향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심사승진의 경우 현행 근무평정 50%, 경력평정 35%, 교육 15% 배점에서 근무평정을 65%로 상향되고 교육 배점은 제외된다.

시험승진도 근무평정 25%, 시험성적 60%, 교육 15% 배점에서 근무평정 40%, 시험성적 60%로 조정된다.

특히 시험승진 문제 난이도를 하향시켜 시험 변별력을 줄인다는 방침이어서 근무평정이 승진에 중요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 같은 인사제도 개선안이 알려지면서 지역 경찰들의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고 있다.

찬성측은 근무평정 비율이 확대되면서 승진을 위해 시험공부에만 매달리는 부작용이 사라지고 실제 직원들의 치안업무 집중도가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경찰의 한 간부 경찰은 "사실 그동안 승진 시험 준비를 위해 일부 직원들은 순찰시간대나 야간 당직시간 등 근무시간에 공부를 하는 일이 있어왔다"며 "시험공부에만 집중하다 보면 업무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실제 업무성적을 평가하는 것이 주민 치안서비스 제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근무평정이 부서장의 주관적인 평가로 이뤄지면서 직원들간 '줄 서기'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남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은 "근무평정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해 지휘관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직원들의 점수가 결정된다"며 "때문에 업무를 열심히 하기 보다는 상관의 비위에 맞추는 것이 근무평정을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충남경찰 고위 관계자는 "현재 많은 경찰들이 이번에 발표된 인사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새로운 인사제도가 적용되기 전까지 객관적인 근무평정 성적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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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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