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4세기) 청주 봉산리 170여기… 대규모 분묘 국내 첫 확인 짧은목항아리 등 유물도… 고대 생활상 연구 전기
1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상기)이 지난 4월 1일부터 충북개발공사가 추진하는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예정지인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봉산리·정중리 일원 14만 5680㎡를 발굴 조사한 결과 청동기시대 주거지 12기, 3-4세기 분묘 170여기, 삼국-고려시대 석곽묘 3기, 조선시대 건물지와 주거지 590기 등의 각종 유구(遺構) 240여 기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3-4세기 무덤은 남서쪽으로는 미호천이 흘러가며 형성한 넓은 평야를 조망하는 해발 80m 안팎의 구릉 지대를 따라 발견됐다.
이 무덤은 흙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어 목곽 또는 목관을 안치하고 주변으로는 주구(周溝)라고 일컫는 네모꼴 도랑을 판 주구 토광묘(周溝土壙墓) 혹은 주구가 없는 토광묘가 170여기에 옹관묘가 5기였다.
이 중에서도 1-3세기 무덤은 구릉 능선을 따라 깊이 150㎝, 너비 350㎝, 현존 길이 약 300m 규모인 큰 도랑(溝)을 파서 공간을 구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큰 도랑으로 대규모의 묘역을 구분, 질서정연하게 무덤을 만든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무덤에서는 `짧은목항아리(短頸壺)`, 바리(鉢), 검은간토기(黑色磨硏土器), 고리머리장식칼(環頭刀), 쇠낫(鐵鎌), 청동마형대구(靑銅馬形帶鉤), 구슬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출토된 유물 조합으로 볼 때 이 무덤군은 원삼국 시대에서 삼국 시대 초(3-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부 무덤에서는 백합조개, 피뿔고둥, 생선뼈(도미), 조류(꿩)의 뼈 등이 `짧은목항아리` 안에 담긴 상태로 출토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당시의 식생활은 물론, 금강의 수계를 이용해 내륙지역(오송 지역)과 해안지역(서해안) 간 교역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물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 이밖에도 봉산리 유적에서는 청동기 시대 주거지, 삼국 시대 돌덧널무덤(석곽묘), 고려-조선 시대의 주거지와 분묘 등이 확인됐다.
(재)중앙문화재연구원은 "봉산리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청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중부권의 문화상을 밝혀주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중앙문화재연구원은 17일 오후 3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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