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건양대병원 개소 1일 평균 3-5명 찾아

업무상 스트레스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치료하는 경찰트라우마 센터를 찾는 경찰관이 늘고 있다.

16일 대전지방경찰청과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건양대병원 내 경찰관 트라우마 센터에 하루 평균 3-5명의 경찰관이 상담 및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경찰 트라우마 센터는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경찰관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증, 업무상 스트레스 등을 치유하는 목적으로 지난 7월 17일 대전 건양대병원 내에 개소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각한 사건을 경험하거나 잔인한 현장을 목격한 후 지속해서 그 상황이 떠올라 실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서울 보라매병원에 이어 올해 대전·부산·광주에 추가로 트라우마 센터의 문을 열어 경찰관들의 트라우마 관리를 하고 있다.

경찰관들의 직무와 관련된 트라우마는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기준 경찰청에서 경찰관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82.4%인 1만4271명이 외상사건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37.2%인 5309명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그간 트라우마 검사를 포함한 특수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실시하지 않아 경찰관들 스트레스 및 트라우마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경찰청은 보다 안정적인 경찰관 트라우마 관리를 위해 트라우마센터를 개소한 것.

다만 트라우마 센터가 시간의 제약과 인사상 불이익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자리잡지 못한 모습이어서 적극적인 홍보와 센터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트라우마센터에서 상담·치료를 받았다는 A(39) 경위는 "사건·사고 현장에서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물론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상담·치료도 가능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졌다"며 "하지만 트라우마센터를 처음 이용할 때 조금 거부감이 들고 불이익을 받을까 봐 꺼려졌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경찰 관계자는 "각 경찰서를 비롯해 대전경찰청 차원에서도 트라우마센터 방문을 독려하고 있다"며 "경찰관들이 특별한 트라우마가 없어도 검사도 받아볼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라우마센터를 방문하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서 절대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트라우마센터는 안정적인 경력운영과 경찰관들의 복지를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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