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록 그룹 '시나위' 리더 신대철씨 인터뷰

올 가을 대전에 록의 열정이 되살아난다.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대전엑스포과학공원 내 잔디광장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3회 호락호Rock 페스티벌`이 전국 록 마니아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록 페스티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라인업!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디아블로`, `피터팬컴플렉스`, `갤럭시 익스프레스`, `이상은`, `소히` 등 쟁쟁한 밴드와 싱어송라이터들이 출연을 한다. 특히 팬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은 한국 록의 전설이자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나위`가 메인 무대를 장식하기 때문이다. 7년 만에 새 음악을 대중에게 선보이며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시나위의 리더인 신대철(47) 씨는 밴드 활동뿐만 아니라 한국의 기형적인 음원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7월 `바른음원유통협동조합`을 창립, 열정을 쏟고 있다. 서울 논현동의 시나위 연습실에서 리더인 신씨를 만나 꺼지지 않는 음악에 대한 열정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대전에서 열리는 `제3회 호락호Rock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특별한 계기보다는 지역에서 점점 록 페스티벌이 생겨나고 있는데 수도권에 편중돼 있던 분위기에서 탈피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 또 개인적으로 예전에 대전에서 많은 공연들을 했었는데 그 기억도 나고 다시 한 번 대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오랜만에 대전에 가는 것이라 설렌다(웃음)."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가수 중 가장 선배일 듯 싶다. 같이 공연하는 후배들에 대한 기대는.

"갤럭시익스프레스, 소히, 해마군단, 디아블로, 이상은, 브로큰발렌타인 등 실력 있는 많은 음악인들이 참여해 나도 기분이 좋다. 다 좋은 팀들이다. 특히 브로큰발렌타인은 공중파 오디션 프로그램인 `탑 밴드`를 하면서 잘 알게 됐고 디아블로 같은 친구들은 워낙 안 지가 오래됐다. 특히 디아블로는 내가 예전에 홍대 먹자골목 근처에 살 때 자주 만나 술 마시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난 7월에 미니앨범 `미러뷰(Mirrorview)` 음원을 공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새 앨범은 또 언제 나오는가.

"7월에 7년 만에 새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는데 그렇게 많이 사랑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금도 계속 새 앨범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부지런히 준비해서 올해 안에 앨범 하나 내고 싶다."

-가족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아버지인 신중현씨는 워낙 유명한데 동생인 신석철과 신윤철 씨도 좋은 음악인들이다. 동생들과의 활동 계획은.

"동생들과 정기적으로 음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주 보는 편이다. 막내인 석철이는 지난 시나위 음반에도 참여했었고 윤철이는 작년에 아버지 공연 때 함께 연주를 하기도 했다. 아버지가 용인에서 작업을 하고 계시고 집이 그곳에 있는데 조만간 모두 만날 것 같다. 그때 만나서 얘기 한 번 해 보겠다(웃음)."

-지난 7월 `바른음원유통조합`을 설립했다. 한국 음원시장 구조가 기형적이기에 그것을 바로잡고자 결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의 음원 유통구조는 IMF 이후 거대 통신망 대기업들에 종속되기 시작해 이제는 임계점에 다다른 것 같다. 그래서 생각을 같이 하는 음악인들과 힘을 합쳐 이런 구조를 개선해 보고자 조합을 결성하게 됐다. 내가 생각하기에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가장 잘못된 유통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통신망 대기업과 포털사이트가 현재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음악은 단지 망 유지를 위한 부가 서비스로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시장은 이제 거의 사라졌고 온라인 유통만 남아 있는데 온라인 유통망을 지배하는 망 사업자들이 음악을 부가서비스로 종속시켜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봉투가 20원 하고 공중화장실 티슈가 한 장에 4원 정도 하는데 음원 스트림 서비스로 받는 한 곡의 가격이 3.6원이다. 세상에서 가장 저렴하게 음악을 듣는 것이다. 음원 다운로드 가격이 현재 600원으로 책정돼 있는데 600원을 내고 음원을 다운로드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대기업들이 묶음 상품으로 무제한으로 음악을 다운로드 받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한국 음악은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 얼마전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그룹 `레이디스 코드`의 경우도 이런 기형적인 구조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음원으로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행사로 돈을 벌어야 해서 그 빗속에서도 전국을 돌며 행사를 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새 음원으로 뮤직비디오 제작비를 벌면 대성공인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활동해 오면서 본인 음악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나이에 따라 음악에 담고 싶어하는 가치가 변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20대 때는 튀고 싶었다. 최대한 내 기량을 발휘해서 연주하고 싶고 크게 성공 하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가 30대 돼서 큰 좌절을 맛보고 40대가 되니 음악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생겼다. 그 이후로 세상을 향해 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같다. 음악이라는 게 말로는 끝없이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전성기가 몇 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나이에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단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마음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음악이 팔리고 안 팔리고를 떠나 후배들에게 창피하지 않고 후배들이 봤을 때 무언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음악, 특히 록에 꿈을 가진 많은 `기타 키드(Kid)`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굉장히 작은 나라다. 후배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음악을 하기를 강조하고 싶다. 큰 목표를 세워야 한다. 기타를 연주해도 세계적 수준의 연주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 사실상 국경이라는 게 없어진 지 오래다.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유튜브(YouTube) 스타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꼭 스타가 되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음악을 하는 동기가 전 세계를 향해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는 장대한 꿈으로 시작됐으면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글·사진= 최신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