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슈퍼컴 '마하' 국제 유전체 데이터센터 선정

 ETRI 슈퍼컴퓨터 '마하'가 지난달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 분석데이터센터에 선정됐다. 사진은 DNA 분석을 통해 암과 희귀병을 진단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개념도.  사진=ETRI 제공
ETRI 슈퍼컴퓨터 '마하'가 지난달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 분석데이터센터에 선정됐다. 사진은 DNA 분석을 통해 암과 희귀병을 진단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개념도. 사진=ETRI 제공
국내에서 연간 암에 걸려 죽는 사람이 7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른 항암제 시장도 8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나에게 꼭 맞는 표적 항암제를 찾기 위한 시장이 전체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이같이 두려운 암이나 각종 희귀병을 피 한방울로 진단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슈퍼컴퓨터 마하(MAHA)=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슈퍼컴퓨터 마하는 지난달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ICGC) 유전체분석데이터센터에 선정됐다. 이는 ETRI가 개발한 바이오 특화형 슈퍼컴퓨팅 시스템인 '마하'를 이용해 지난해 11월부터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컨소시엄에는 ETRI 마하 슈퍼컴을 비롯해 미국의 시카고대학 슈퍼컴센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컴센터 등 총 6개 기관이 참여키로 했다. 현재 이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전 세계 2000 명의 암유전체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모든 생명체는 염색체내에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는 DNA(Deoxyribonucleic acid·디옥시리보핵산)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사람의 DNA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된다. 슈퍼컴을 이용, 유전체를 분석해 암이나 희귀질환을 찾는 방법은 혈액 한 방울을 '시퀀스'라는 기계에 넣고 돌리면 대량의 DNA 조각들이 얻어지고 이를 슈퍼컴으로 분석하면 빠른 시간에 그 사람만의 염기쌍을 식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항암제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ETRI는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해 유전체분석용 슈퍼컴퓨팅 시스템을 기술 이전해 연구소기업인 ㈜신테카바이오를 설립하는 등 오는 2020년이면 본격적인 상용화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유전자 분석 비용, 시간 두 마리 토끼잡는다=슈퍼컴퓨터 개발을 위한 연구분야는 크게 CPU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과 메모리 성능, 네트워킹 성능, 파일시스템 부분 등으로 구성된다. ETRI는 그중 특히 스토리지 파일 시스템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 측면에서도 정부 출연연구기관 중 유일하게 국내 기술로 슈퍼컴을 제작하고 관련 기술을 국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등에 전수해왔다. 이같은 슈퍼컴 제조능력을 바탕으로 500기가 메모리 2000개 분량의 스토리지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가격을 50% 낮추는데도 성공했다. 유전체 분석 시간도 기존 외국산 상용제품에 비해 30% 단축하였다.

사업책임자인 ETRI 클라우드컴퓨팅연구부 최완 부장은 "독자적인 우리의 기술로 일궈낸 이번 성과는 향후 펼쳐질 글로벌 유전체 분석시장을 선점하고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슈퍼컴퓨팅 시스템 개발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현재 슈퍼컴을 활용한 유전체 분석은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ETRI의 기술 개발로 현재 시행중인 DNA 검사의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이 하루 빨리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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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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