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1곳 중 79곳 불과… 작년比 24곳 더 줄어 교육청 재정부담 축소 계획

[천안]천안지역 초·중·고교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들이 공교육 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2일 충남교육청과 천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사업을 벌였다.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사업은 듣기·말하기의 실용 영어회화 중심으로 영어교육을 혁신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신장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지역 초·중·고교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들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천안지역 초·중·고교 121곳 가운데 원어민 교사가 배치된 곳은 79곳(65%)으로 이는 지난해 103곳(85%)보다 24곳이 줄어든 수치이다.

각 학급별로는 초등학교가 지난해 65명에서 57명, 중학교 30명에서 19명, 고등학교 27명에서 3명으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으며 원어민 교사 감소 현상은 상급학교로 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났다.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예산문제다. 교육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원어민 교사 1인당 연간 4000만-50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도 교육청으로서는 상당한 재정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2011년까지는 교육부에서 특별교부금을 내려주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의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었지만, 2012년부터는 시도교육청 자체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실과 부합하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입시위주의 교육이다 보니 실용 영어회화 중심으로 영어교육이 이뤄지는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에 대한 효용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다 원어민 교사와 학생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에도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게 도 교육청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도 교육청은 향후 지역 일선 학교의 원어민 교사 배치를 점차 축소시켜 나갈 계획이다. 다만 외국어고, 특성화고 등 도교육청과 대응투자를 하고 있는 학교는 기존대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재정 여건상 현재로서는 초등학교 위주로 원어민 교사를 배치해 나갈 것"이라며 "그동안 정책자문회, 의견수렴, 현장방문, 워크숍 등을 거쳐 앞으로는 중·고교의 원어민 교사 배치를 점점 축소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인 추세"라며 "영어능력을 갖추고 있는 우수한 교사들을 확보해 놓은 만큼 교사연수 강화하고 국내 교사 지도연수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초교 원어민 교사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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