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켠에 설치되어 있는 사회공익상품
한 켠에 설치되어 있는 사회공익상품
탄방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

퇴근시간이 아직 일렀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40~50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여성들 뿐 아니라 중후한 남성들 또한 꼼꼼하게 옷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 돋보인다. 꽃 자수가 그려진 스커는 3000원, 프릴 모양이 매력적인 가디건 3500원…혹시 `0` 이 하나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법하다.

"너무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옷들을 구입할 수 있으니 시간 나는대로 자주 들리죠"

아름다운가게의 물건들은 모두 기부된 물품들로 채워진다. 옷 뿐 아니라 책, 장난감, 인테리어 소품, 헤어 악세사리 등 다양한 제품들이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평소 집에서 수명은 남아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아 버리게 되는 물품들이 주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된다. 기증된 물품들은 약간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상품이 되어 주인을 기다린다. 이러한 기부 문화는 생활운동이 되어 환경도 살리고 나눔도 되는 새로운 형태의 `웰빙`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 한 쪽에는 사회공익상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회공익상품이란 지역의 사회적 기업이나 장애인 재활센터에서 만들어지는 상품들, 공정무역을 통해 들어온 커피, 초콜릿 등이 해당된다. 그동안 좋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유통이 어려워 판매가 어려웠던 상품들은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생산, 유통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장애인이나 저소득계층의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가 생산되며 자립활동을 돕는 등 사회 전체의 선순환을 유도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

함께 나누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매장에 직접 찾아와 기증을 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신청하여 무료 택배 서비스를 통해 기증할 수도 있다. 접수 번호인 1477-1113으로 기증접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군다나 기부 영수증을 통해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이야 말로 세제, 기부, 나눔 까지 누릴 수 있는 1석 3조인 셈이다.

`에코파티메아리`라 불리는 아름다운 가게의 재활용디자인 사업부에서는 그야 말로 창조경제가 실현되고 있다. 이곳에선 재사용이 어려운 일부 의류를 새로운 형태로 되살림으로 하여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적 경제순환이다. 이를 통해 질 좋은 가죽자켓을 멋진 가죽 가방으로 탈바꿈되기도 하며 찢어진 청바지가 어여쁜 기저귀 가방으로 재탄생된다.

아름다운 가게의 수익금은 어떻게 나눠질까? 이러한 금액들은 수입배분을 통해 희망 나눔 된다. 저소득층을 위한 생계비, 장애 아동프로그램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수익금이 나눠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전의 아동보육시설인 자혜원의 아이들의 독립을 위한 자금으로 500만원이 지원됐다. 대전 탄방점 배영옥 매니저는 "세상에 나아가야 하는데 적절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실패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아이들이 세상에 첫걸음 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 굉장히 뜻 깊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올해로 `아름다운 가게` 대전 탄방점이 오픈한지 10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아름다운 가게는 그동안 함께 호흡하며 달려온 대전 시민들과 함께 이를 자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생각들을 대전시에 의뢰했고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이에 오는 26일 탄방동 아름다운 가게에서 자선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대전시 공무원들의 기증품을 포함한 여러 기증품이 전시되며 이날의 수익금은 전액 기부 될 예정이다.

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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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찾아볼 수 있는 3000원 짜리 가격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3000원 짜리 가격표
아름다운 가게 매니저들이 손님의 물품을 계산하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 매니저들이 손님의 물품을 계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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