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개들에게는 슬픈 얘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떠돌이 잡견이 가난한 주인을 백만장자로 만들어주었다는 얘기도 있다.

일본의 도시에는 주인이 없거나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들이 떼를 지어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쓰레기터를 뒤지고 있었기에 시 당국은 그런 떠돌이 잡견들을 잡아들였다.

시 당국은 잡아온 떠돌이 개들을 모두 독살시켜 그 사체를 동물원에 넘겼는데 그런 너저분한 일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 영토 서남쪽 끝에 있는 오키나와현에서 그런 떠돌이 개들을 사들이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래서 일본 본토에서 잡힌 떠돌이 개들이 대량으로 오키나와현으로 넘겨졌다. 오키나와현은 그 개들은 헐값으로 도민들에게 넘겼다.

개들을 구입한 사람들은 오키나와 분도 주변에 있는 섬 주민들이었다.

섬의 주민들은 왜 그런 개들은 사들여 사육했을까.

그런 섬에는 독사 하브가 창궐하고 있었다.

그곳의 하브는 난생(卵生)이었으며 한 배에서 수십 마리의 알이 나와 부화되었다.

그렇게 기하학적으로 증식되는 하브는 쥐들을 쫓아 민가로 침입했고 그 결과 많은 사람이 하브에 물려 죽었으며 마을에는 줄초상이 치러지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개들을 구입하여 사육했다. 말로는 하브를 막기 위해서라고 했으나 사실은 사람 대신에 개를 희생시키는 짓이었다. 집집마다 매년 10마리 이상의 개가 하브에게 물려 죽었다. 오키나와의 하브는 어둠의 사신이라고 불린다. 뱀은 낮이나 밤이나 활동하는 동물이었으나 하브는 낮에는 숨어 있다가 밤에만 활동했다.

하브는 몸길이 2m가 넘는 큰 독사이며 세모꼴의 대가리에는 수십 명을 죽일 수 있는 독을 저장하고 있었다.

혈액독이었으며 그 독이 혈관에 들어가면 온몸이 썩어간다.

하브는 뱀 종류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뱀이었으며 다른 동물을 만나면 덮어놓고 덤벼들었다. 사전 경고도 없이 1m 이상을 뛰어오르면서 상대의 몸에 긴 독침을 찔러 넣었다.

그런 놈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 덤벼들면 공격을 당한 동물은 속수무책이었다. 하브에게는 또 하나 무서운 점이 있었다. 하브는 몸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그게 개들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개들은 예민한 후각이 있어 그게 큰 무기가 되었는데 하브에게는 그게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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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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